brunch

가사서비스 전문가,우렁각시는 어떻게 진화했을까?

액티브 중년여성 성장기

by 지식농부

P여사는 지난 7일부터 성동형 가사돌봄일을 한다. 출산 후 일년 이내 산모를 위한 가사서비스다. p여사는 일하기 전 시작을 많이 망설였다. 전업주부로서 매일 집에서 하던 청소, 빨래, 요리, 물건 정리를 했다. 하지만 손에 익었다고 쉬운 일은 아니다. 돈을 받고 하는 일에는 큰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익숙했던 일, 내 집에서는 '이 부분은 나중에 하지'생각하며 구석진 곳에 있는 먼지를 안 닦았던 일도 모두 새롭게 보고 본인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어떤 일이든 돈을 받으면 프로다. P여사는 유튜브에 화장실 청소 빠르게 잘 하는 방법, 주방청소, 요리, 빨래까지 찾아보고 있다. 요즘 산모들은 아이를 키울때 장비빨이라고 온갖 장비를 구입한다는 말을 듣고 P여사는 다이소에 들락날락 3번 이상 도구를 샀다. 화장실 청소에 필수인 극세사, 베이킹파우다, 과탄산소다, 매직블럭을 샀다.

강력하게 물기를 제거한다는 PVA워터블럭, 껌딱지처럼 들러붙은 것을 긁어내는 스크레퍼와 화장실 바닥 물기를 제거하는 물긁개까지 샀다.창문틀 청소에 필요한 ㄱ자 헤라는 전문적인 영역인지 다이소에 없었다. 쿠팡에 주문했다. 초기 투자를 많이 했다.


청소장비를 준비해 일에 임하니 더욱 프로가 된 것 같다. 그러면서 장비를 좋아하는 취미까지 생긴다. 그런데 왜 이렇게 준비를 많이 해야 하는가? 가사서비스 일의 효율성을 위해서다. 출장 갔는데 세제나 청소도구가 준비 안되어 있으면 그날 즉시 준비하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기에 일하는 사람이 미리 챙겨가야 일이 잘된다.


가사서비스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누군가? 대표적 인물이 얼굴도 이름도 불분명한 우렁각시다. 우렁각시가 어느 시대였는지 모르지만 그 당시에도 가사서비스가 절실하게 필요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요즘 우렁각시는 주로 가사일이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50대 이상의 중년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이 일은 '그림자 노동'으로 불리었다.


예전의 그림자 노동은 무급 혹은 저임금이 많았다. 가사서비스 노동자들이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 형태로 일했다. 사회적 인정 부족으로 '아줌마', '이모'로 부르며 함부로 하대하는 문화가 있었고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법적 보호 부족: 가사서비스 노동자들은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근로조건이 열악했다.

2503찿아가는 길-세림.jpg 찾아가는 가사돌봄서비스 - 박경옥 작가

이제는 많이 바뀌었다. 가사서비스 전문 우렁각시 일은 그림자 노동이 아니라 당당한 일이다.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중년여성이 산모의 집안일을 해줌으로서 젊은 여성들은 경력단절이 안 되고 사회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이 분야에 일하는 분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다.


p여사가 교육받은 곳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00사회적 협동조합 이사님은 20년 이상 이 분야에 일하고 있다. 이 일의 초창기에 돌봄서비스, 가사서비스에서 일하는 분들의 권익과 정당한 임금을 받기 위해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도록 피켓을 들고 투쟁했다고 한다. 이런 노력이 밑받침되어 요즘은 임금이 최저임금보다 높다.


게다가 가사서비스를 받는 산모들의 만족도가 높다. 서울에서는 서울형 산모 가사서비스를 지원한다. 성동구는 성동형 가사돌봄 지원 사업으로 아이를 키우는 산모들을 돕고 있다. 가사관리사는 주로 50대. 60대 여성이다. 아이를 키운 경험있는 여성들, 전업주부, 자영업했던 분들이 전문 교육을 받아 일하고 있다. 정부가 가사서비스를 공공서비스로 제공하니 산모들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부담을 조금 줄일 수 있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온 마을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제는 정부가 돕는다. 가사관리사 여성들은 일을 하며 돈을 번다.


p여사는 산모집에서 오래 서서 반찬하느라 다리가 아팠다. 프로정신을 장착하고 준비한 청소도구로 화장실 구석구석을 청소할 때 오리걸음했다. 안 쓰던 근육까지 써서 종아리근육이 뭉치고 팔이 아프다. 조금 피곤하고 힘들지만 산모가정에 내 손으로 도움을 준다는 자부심이 생겼다. 새롭게 도전한 일에 중년여성의 경제자립 가능성을 보았다.


#가사관리사 #중년여성 #정부지원사업 #

keyword
월, 수, 금 연재
이전 01화순간의 위안 외식,뭉근한 위로 집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