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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또 하와이냐고 묻는다면 (프롤로그)

같은 하와이, 달라진 나. 세 번째 여행에서 삶의 속도를 다시 배우다.

by 캄스

같은 장소, 세 번의 여행. 달라진 건 풍경이 아니라 나였습니다.


왜 또 하와이냐고 묻는다면,

세 번이라는 건 그저 숫자가 아닙니다.


처음은 우연이었고,
두 번째는 확신이 필요했으며,
세 번째는 선택이었습니다.


누군가 물었습니다.
“하와이를 또 가? 똑같은 데를 세 번이나?”


하지만 저는 압니다.
같은 장소도, 다른 마음으로 보면
전혀 다른 풍경이 된다는 걸.


혼자일 때, 둘일 때, 아이들과 함께일 때-
‘함께 여행한다’는 의미도 달라집니다.


조금 달라진 시작, 조금 단단해진 나


세 번의 하와이.
그 사이 저는 아내에서 엄마가 되었고,

막연한 여행자에서
‘삶을 살아보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자랐고,
저는 조금 느려졌고,
그래서 이번 여행은
조금 다르게 시작되었습니다.


마일리지 좌석을 구하기 어려워
처음엔 1주일로 계획했지만
어느새 한 달 살기가 되었고,
“한 달 동안이나 가야 해?”라는 질문에도
이상하리만큼 확신이 있었습니다.


고집 같기도 했지만,
그 확신 덕분에 저는
일상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또 한 번의 반전,
남편의 이직이 결정되었습니다.


당황스러울 법한 순간,
우리는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하와이도, 아이들과의 약속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에게 남은 건
단 1주일의 준비 기간과
3주의 여정뿐이었지만,


우리는 선택했고,
그렇게 떠났습니다.


세 번째 하와이에서, 삶의 속도를 다시 배우다


그리고 저는,
세 번째 하와이에서
잊고 있던 ‘삶의 속도’를 다시 찾았습니다.


매일 바다를 보고,
매일 밥을 지어먹고,
매일 아이들과 걷고, 웃고, 놀았습니다.


완벽한 일정도, 대단한 계획도 없었지만
그 속에서 저는 조금씩 ‘나’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눴고,
남편과 더 많은 눈빛을 나눴습니다.


이건 단지 하와이 3주 살기 이야기가 아닙니다.


매일을 ‘살아낸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 배우게 된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하와이를 세 번 다녀온 엄마의
아주 단단한 ‘계획’이었습니다.


더 이상 망설임이 아닌 ‘선택’,
더 이상 일탈이 아닌 ‘삶의 일부’가 된 하와이.


그곳에서 저는
나답게 살아가는 속도를 배웠습니다.


"이 이야기는, 삶의 속도를 다시 배우고 싶은 당신께 건네는 첫 번째 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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