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제목인
"열정을 위한 찬가를 불러"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인
E-Sens의 'The Untouchable'의 훅입니다.
2004년 발표된 노래입니다.
[열정을 위한 찬가를 불러.
고동치는 심장과 차가운 입술로.
그리고 오른손 왼손에 떨리는 마이크로폰.
문을 두드릴 준비가 되어 있다면 Move On]
2001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랩 가사를 썼습니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힙합 동아리를 만들었고,
2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마치고
동아리 친구 집에 모여서
노래를 만들 계획을 세웠습니다.
한 명이 컴퓨터로 비트를 만들었고,
우리는 그 비트에 맞추어
각자 그 가사를 썼습니다.
시작부터 창작곡을 할 용기가
어디서 났을까요
그래도 우리는 처음부터 창작을 했습니다.
수학여행에서, 학교 축제에서
우리는 우리가 직접 만든 노래로
공연을 했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힙합 팀의 등장이 너무 신선했는지
학교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이 응원을 해줬습니다.
사실 공연의 흥분도 대단한 경험이었지만,
그것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은
팀 멤버들과 모여서 음악을 듣고, 가사를 쓰고,
연습을 하던 그 시간이었습니다.
3~4명 정도 모여서 친구 방에서,
수업이 끝나고 빈 교실에서,
나름대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며
가사를 어떻게 쓸지,
훅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했습니다.
우리가 처음 우리의 노래를 만든 건
24년 전이었고, 우리는 만 17살이었어요.
당연히 어설펐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열심히 고민했고,
실제로 우리 노래를 만들었으며,
그 노래들로 무대에 섰습니다.
전 대학에 진학해서도
흑인음악 동아리에 가입했습니다.
강의를 들으러 이동하던 중에
동아리 홍보 벽보를 발견했고,
벽보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곧 오디션 일정이 잡혔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약속된 빈 강의실에 가니
동아리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간단히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회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비트를 틀어줄 테니 자신 있는 랩을 해보라고 합니다.
그래서 평소 만든 랩 중
가장 자신 있는 걸 해보려고 준비를 하는데,
비트가 담긴 CD를 재생할 컴퓨터가 문제인지
음악이 제대로 나오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그 회장의 비트박스에 맞추어
준비한 랩을 합니다.
수능이 끝난 후부터 고등학교 랩 동아리 친구와
나름대로 갈고닦은 랩이어서 자신이 있었습니다.
랩을 마치고 사람들의 반응을 보니
당연히 합격인 분위기입니다.
그렇게 저의 대학교 랩, 힙합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동아리 활동은 꽤 활발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저녁 모임을 했고,
1년에 2번씩 홍대 클럽을 대관하여 정기공연,
학교 축제, OT나 MT 공연,
다른 대학교 행사 공연 등을 준비했습니다.
물론 이런 정기적인 일정 말고도
점심시간이나 공강시간, 학교 수업 끝난 후 모여서
밥 먹고, 게임하고, 음악 듣고,
이태원으로 같이 옷을 사러 다니고,
술 좋아하는 친구들은 술 마시고,
이런 생활을 보냈습니다.
특히 방학 때는 주기적으로 모여서
계속 공연 연습하느라고 꽤 바빴습니다.
한 명 당 5~6곡을 소화해야 했는데
거의 다 창작곡이어서
가사 쓰고 연습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정기공연은 위에 적은 대로
홍대에 있는 작은 클럽을 대관하여 진행했는데,
지인들이 150~200명 정도
관객으로 와주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대학 동아리에서 공연을 한다고 하면
주류업체에서 무료로 맥주 200병 정도를
스폰서 해줬기 때문에
다들 맥주 1병씩 들고 스탠딩 방식으로 관람하는
그런 공연이었습니다.
홍대 근처에서 맥주를 든 젊은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으니
지나가던 외국인들도 궁금해서 들어와서
같이 놀고 가는 그런 경험도 있습니다.
아무튼 랩과 함께 했던 고등학교, 대학생활은
즐거웠습니다.
동아리 활동 하느라 날려버린 학점 복구하느라
다들 많이 고생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잘 해냈습니다.
동아리 사람들의 근황을 들어보면
랩에 대한 애정도 여전하다고 합니다.
어느새 20년 전의 추억이고,
많은 것이 변했지만
그래도 중요한 것들은 여전히 가슴속에 남아 있습니다.
오랜만에 이 말을 적어 보고 싶네요.
Keepin' it r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