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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연애에 물들다

연애에 스며들다, 교토 4

by Dear Lesileyuki Mar 13. 2025

‘야스무사, 우리 사이에 금기가 깨질 것 같습니다. 지금 나는 일본에 있습니다. 당신을 보러 온 것은 아닙니다. 일 때문에 오늘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을 만나보고 싶기는 합니다. 물론 당신이 아직은 나를 만나길 원치 않는다면 내게 연락을 주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는 언젠가 결국은 만나게 될 테니까. 하지만 혹시라도 제게 연락을 주고 싶다면 묵고 있는 란게츠 에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치쿠린에서 일박을 한 후 일정상 교토 테라스 호텔에 출국 전까지 머무를 예정입니다. 치료사 홍지수.

나는 그에게 메일을 보낸 후 치쿠린으로 향했다. 가쓰라강을 따라 걷다가 근처의 카페 % 아라비카에서 커피를 샀다. 잠시 걷다가 강가에 앉아서 천천히 커피를 마셨다. 그가 좋아하는 교토라테를 마시고 싶었다. 천천히 걷다 보니 어느새 치쿠린에 도착했다. 대나무 숲사이로 스치는 바람이 기분 좋았다. 하늘을 향해 솟은 초록의 깃발들이 햇살 아래서 빛나고 있다. 

바람은 대나무 숲 사이로만 다니는 것이 아닌가 보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 저녁 산들바람은 부드럽게 ‘ 가 대나무 숲 사이로 갑자기 흘렀다. 이준의 전화였다. 그가 직접 고른 컬러링이다. 언제 어디서든 그의 전화라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해 직접 선곡한 곡이다. 

“왜? 잘 도착했으니까 연락이 없는 거지.”

“우리가 산후조리원에서 만나 이후, 바다를 사이에 두고 헤어지는 것은 처음이잖아.”

“아 쫌 그만해라.”

“매정하네. 그래도 어쩌겠어. 더 좋아하는 사람이 을이지. 도착하기 전에 전화해라.  데리러 갈게.”

“공항버스 타면 바로 집 앞이야. 나 지금 커피 마시는 주이니까 전화 끊는다.”

“물어볼 거 있어.”

“뭔데?”

“만났어?”

“..... 일하러 왔다고 했지?”

“일만 하고 와 그럼,”

이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일하는 중이야.”

“참, 로스쿨 가게 됐어.”

“생각하라고만 했잖아?”

“너만 나한테 관심이 없어. 이미 다니는 중이야.”

“지랄. 뭐 대단한 거라고 비밀로 하고 그래, 선물 뭐 사다 줄까?”

“사주고 싶은 거.”

“알았어. 서울서 봐. 전화할게”

한 번도 비밀이 없었는데 이준과 사이에 비밀이 있었다. 나는 고요하게 흐르는 가쓰라 강의 햇살에 반사된 물결을 보며 천천히 커피를 마셨다. 왠지 쓸쓸하고 섭섭한 생각이 든다. 

갑자기 홀린 듯 교토행 비행기를 탄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와 점점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브이로그와 이메일을 통해서 교감하고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주 가까이 있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그의 메일을 정기적으로 보내졌고, 종종 '스미마셍' 이라는 말을 썼다. 그러나 나는 그가 왜 나에게 미안해하는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예의 바른 일본인의 습관이려니 여기고 있었다. 

“홍지수? 일본에 아는 살람 있어?”

어느 날 아침에 출근하자마 선배가 물었다. 나는 약간은 당황스러워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늘 나른한 나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왜요?”

“이게 배달됐는데?”

선배가 내민 것은 금어초라는 꽃이었다. 초록색 화분에 담긴 흰색의 금어초는 국제 꽃배달 서비스로 나에게 전달된 것이었다. 야스무사가 말한 적이 있다. 금어초의 꽃 발은 수다쟁이 혹은 욕망이라고. 그러나 나는 그 의미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그가 보냈다는 사실만 기억하고 싶었다.

“참, 장미도 아니고 이런 꽃을 배달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한번 만나보고 싶네.”

그가 보낸 금어초는 한동안 책상 한쪽에 얌전하게 놓여 있었다. 나는 그 꽃을 볼 때마다 야스무사라는 남자가 내게 갖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얼마 후 나는 그와 나 사이의 금기를 깨고 그를 만나러 가야겠단 결심을 했다. 적어도 나는 그를 한 번쯤은 눈으로 봐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만약에 내가 회사에서 일주일간의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워크숍을 참관 대상으로 선발되지 않았다면 아마 그런 생각을 좀 접어두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침에 돌린 메일에 나의 이름이 있었고, 나는 야릇한 흥분을 느꼈다. 운명의 냄새가 내 주변에서도 슬슬 나기 시작했다. 그 냄새는 아버지의 그것과는 분명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분명 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 시간을 뒤로하고 나는 가쓰라강을 마주한 채 불어오는 바람을 맞이했다. 멀리 도게츠 다리가 보인다. 달을 맞이하는 다리라고 했던가? 야스무사도 달빛을 맞으며 강을 가로질렀을까? 상상만으로도 그가 다리를 걷고 있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일본에 도착했을 때도 비가 내리더니 며칠째 실비가 내리고 있다. 곧 있을 수국의 계절을 위한 준비단계여서 그런가 교토의 거리는 온통 습기가 가득했다. 성급한 수국은 벌써 청보랏빛꽃을 피운채 비를 맞고 있다. 

교토 도심 위치한 테라스 호텔 로비에서 보는 거리가 슬프게 보인다. 아침부터 나는 커피 한잔을 마시며 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그에게서는 그 어떤 메일도 오지 않았다. 메시지도 없었다. 그래도 나는 실망하지 않았다, 돌아갈 날이 며칠 더 남았기도 했지만 그에게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1년이 넘을 때까지는 서로에 관한 어떤 것도 기대하지 말자고, 오직 이메일을 통해서만 만나자는 약속을 깨려고 한 것도 나이니까. 어쩌면 그의 우울증이 도져서 깊은 의식의 연못 속으로 가라앉았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내가 스미마생이라고 해야 할 차례였다. 그는 언제나 습관처럼 스미마생이라고 했으니까.

그러나 나는 돌아갈 날짜가 하루밖에 남지 않았을 땐 지금까지 여유 있던 마음과 달이 우울하고 슬펐다. 하루 종일 나는 호텔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 외출도 거의 하지 않고 커피만 마셨고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일을 했다. 그러나 그것도 지치면 마음 둘 곳 없을 때 읽는 마르셀 푸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 스완네 집 쪽으로 2 >를 읽었다. 그러다가 책 속에서 길을 잃어서 다시 되돌아가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마음이 말끔히 정리됐다.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이럴지도 모른다고 생각은 했지만 정작 사실로 되어버리니 왠지 씁쓸했다. 그와 나 사이에 연결되어 있다고 여겼던 고리의 몇 개쯤이 끊어져 나간 듯했다.

나쁘게는 생각하지 말자, 어쩌면 좀 더 나중에 좋게 만날 수도 있을지 모르지. 아니면 그가 지난번처럼 내면으로 오랜 여행을 떠나서 내가 보낸 메일에 답장을 없는 것일지도 모르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호텔 로비를 서성였다.

출발 시간을 여덟 시간쯤 남겨두고 나서야 그에게서 연락이 없을 거라는 체념을 했다. 나는 테라스 호텔 근처를 잠깐 산책했다 주변에 핀 청보라색 수국이 아름다워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그에게 전송했다. 약간의 기대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답이 없었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살짝 불온한 기운이 느껴졌지만 애써 지워버렸다.

갑자기 이준에게 줄 선물을 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급한 대로 호텔 근처의 백화점에 들르기로 했다. 백화점에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코너에서 넥타이를 골랐다. 생각해 보니 그에게 어떤 선물도 한 적이 없었다. 알아온 세월이 그렇게 긴데도 말이다. 그것이 미안해서 나는 약간의 무리를 했다. 이준이 좋아하는 명품브랜드의 넥타이를 구매하고, 키링을 샀다. 가족을 위한 몇 개의 기념품도 사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났다. 

다시 호텔로 돌아온 나는 웰컴커피로 마셨던 커피가 생각나 물어봤더니 파나마산 게이샤 커피로 특별히 내린 것이라고 해서 다시 주문했다. 커피가 드립으로 내려지는 동안 호텔로비를 둘러봤다. 단아하고 정갈한 오픈형 로비가 마음에 들었다. 상냥한 미소를 장착한 직원이 건넨 커피를 들고 편해 보이는 마호가니 빛 가죽 소파로 가서 앉았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신 후 긴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 까지라면 받아들이자 인연이 있다면 언젠가 보기는 하겠지 등등의 생각을 하며 이준의 선물로 산 넥타이를 조심스럽게 살폈다, 좋아할 이준의 모습을 보니 절로 입가에 미소가 감돈다. 넥타이를 매는 방법을 배워야 하나? 텃 넥타이는 내가 매 주고 싶었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로비에 앉아서 마르셀 푸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일고 있는데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져서 바라보니 한 남자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시선이 마주쳤음에도 그는 내가 신기한 듯이 흔들리지 않는 고요한 눈빛으로 나를 봤다.

야스무사도 저렇게 눈이 깊을까? 나는 그런 상상을 하며 낯선 남자의 얼굴을 응시했다.

남자는 천천히 일어나서 호텔 안내 데스크로 향했다. 그리고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던 그가 다시 돌아왔다. 나는 그의 발걸음 숫자까지 세면서 다가오는 모습을 지켜봤다.

남자가 나에게 다가오더니 조심스럽게 영어로 말했다. 홍지수, 아니 프로작이냐고. 순간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마르셀 푸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마침 오데트의 집에 담배 케이스를 두고 온 스완에게 오데트가 “왜 당신은 마음도 두고 가지 않으셨나요? 마음이라면 돌려드리지 않았을 텐데”라고 하는 부분을 읽고 있었다. 오데트처럼 연보랏빛 크레이프 가운을 입지는 않았지만 마침 나는 라벤더 빛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야스무사?”

나는 그를 보며 소파에서 일어났다. 

그가 와주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즐거워서 나의 목소리는 살짝 높아졌다.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아니 이게 무슨?”

나를 차분하게 바라보며 웃는 그의 모습은 내가 상상하던 야스무사의 얼굴 그대로인데 갑자기 그런 해괴한 대답에 나는 잠시 어리둥절했다. 세상에 그런 대답이 있을 수가 있나? 

그는 나를 호텔 안에 있는 전통 찻집으로 안내했다. 나는 혼란스러움 속에서 그를 따라갔다. 나는 흰 셔츠에 낡은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고 흰 운동화를 신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여기저기 낡고 희끗하며, 상표가 흐릿해진 걸 보니 꽤 오랫동안 입어 온 애착옷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약간의 집착도 있을 것 같고.

자리에 앉고 차가 나올 때까지 그는 방금 전에 한 말에 대해 설명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가 차를 따르는 손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머릿속에 거미줄이 잔뜩 채워져 엉킨 기분이

들었다

침묵을 지키던 그가 입을 연 것은 익숙한 스미마생이람 말과 함께였다. 그는 내 앞에 한 남자의 사진을 내밀었다. 

“다나까 야스무사입니다.”

순간 기가 막혔다.  그런 내 앞에 앉아 있는 남자는 누구인가? 동생 아니면? 

“그런 제게 이메일을 보낸 야스무사씨는 지금 해외여행 중인가요? 가고 싶다던 모로코에 마침내 갔나요?”

“그 사람은 접니다. 저는 와다나베입니다.”

“네?”

와다나베와 야스무사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기에 혼돈스럽게 하는지 불쾌하기 조치했다. 두 사람이 나를 상대로 장난을 했다는 생각에 미치자 화가 났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저로서는 이 상황이 불쾌합니다. 그럼.”

내가 자리를 차고 일어나 나오려는데 그가 나의 팔을 잡았다. 조심스럽지만 간절함이 느껴지는 손이었다. 예의 바르다고 소문난 일본인답지 않은 행동에 조금은 놀랬다.

그는 아주 정중하고 심각하게 말했다. 나는 그의 간절한 시선에 잡혀서 다시 자리에 앉았다. 

“야스무사와 나는 대학 동창입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중학교 동창이기도 합니다. 그는 아주 오랫동안 근무력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 데도 혼자서는 갈 수가 없는.... 그가 살아가기 위한 방법은 프로작을 먹는 게 우일한 것이었습니다. 몹시 외롭고 고단했습니다. 별로 행복한 기억이라곤 갖고 있지 않은 친구였습니다. 그런 그를 위해 제가 브이로그를 만들어 줬습니다. 초록을 좋아했던 친구였습니다. 그는 키보드 하나 제대로 누를 수 없는 친구였으니 언제나 제가 대신했습니다. 그의 생각은 나의 손끝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의 생각은 내 생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메일은 언제나 이른 아침이나 자정에 보냈던 것입니다. 야스무사는 당신을 참 만나고 싶어 했습니다. 지금까지 보낸 것은 그의 마음과 나의 마음을 정리해서 보낸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야스무사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그런 마카로니 웨스턴 스파게티 레시피와 머핀을 굽는 특별한 방법은 당신의 생각이었나요? 아니면 야스무라 씨였나요?”

나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분노와 힐난이 담겨 있었다.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냐 싶었지만 왠지 그것만은 묻고 싶었다.

“그것은 야스무사를 위해 제가 해주었던 요리였습니다.”

“그런 그는 대체 어디에 있습니까? 그 망할 모로코? 아니면 발리?”

“자살했습니다. 가장 행복할 때 죽고 싶어 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깊이 가라앉았고, 눈가엔 이미 눈물이 어려있었다.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하나? 죽었다는데. 적합한 영어 단어조차 생각나지 않았다. 갑자기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 이준이란 신라면을 끓여 먹고 싶었다. 아니 불닭면을 먹어야 하나? 

한동안 야스무사에게 연락이 없었을 때 한 사람의 야스무사가 세상을 떠난 것이었다. 그렇다면 다른 야스무사는 왜 메일을 그 이후로도 오랫동안 보냈을까? 나는 그것이 궁금해졌다. 그러나 나는 또 한 사람의 야스무사에게 그 어떤 질문도 할 수 없어서 그냥 자리에서 일어났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공항에선 나는 흡연실에 앉은 채로 한동안 앞만 바라보며 담배를 피웠다. 낯선 사람들 틈에서 나는 섬처럼 외롭게 있었다. 발리로 가야지. 그곳에서 머릿속에 담긴 모든 것을 다 쏟아버리고 와야지. 한 번은 머릿속도 대청소가 필요해. 역시 사랑의 99%는 환상이라니까. 잠시 환상특급을 탔다고 생각해야지.

모르겠다. 내가 그에게 앞으로도 이메일을 보내야 할지는. 그리고 그가 이메일을 보낸다고 해도 내가 답장을 해야 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그는 내게 사요나라라고 하진 않았다. 스미마생이라고 했을 뿐.

나는 고집스럽게 주위를 돌아보지 않았다. 앞만 보고 있었다. 출발을 해야 할 시간이 되자 망설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씩씩하게 걸어갔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나는 뒤돌아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야스무사 아니 와다나베였던가? 그가 사람들 사이에 서 있었다. 나는 그를 외면한 채 탑승구 쪽으로 향하다가 다시 한번 뒤를 돌아봤으나 그는 그곳에 없었다.

“환상이었나?”

내가 어느 쪽의 야스무사를 바라봤는지 모르겠다. 확실하게 구분이 된다면 아마 나는 어떤 식으로든 그에게 메일을 보낼 것이다. 하지만 그 정리는 꽤나 오래갈 것이다. 사랑이 스쳐갔는지 내가 사랑 언저리를 스쳤는지 모르겠지만 침묵은 길 것이다.      

그 후 얼마쯤 후 그가 나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LOVE LETTER, 스미마생.      

 다른 한 사람 야스무사는 여전히 사요나라라고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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