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집수학으로(EP08)

엄쓰아더(엄마가 쓰고 아빠가 더하다) 1_좌충우돌 수학분투기

by TsomLEE 티솜리

아이(앨빈)의 중1-2학기. 여름 한 달 동안 경험한 학원 수학은 깔끔히 내려놓았다. 아이가 따라오지 않으면 강요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아내(풍뎅이)는 지킨다. 다시 집수학으로!


2015.09.20 (25).JPG 중1-2. 다시 집수학으로 돌아온 아이(앨빈)(출처: 내 사진첩, 2015.9)


1. 아내(풍뎅이)의 글 (중 1-2)


2015.10.22


할 수 있을 만큼만 하고 있는 집에서의 수학. 목표량을 정해 놓지만 그 목표량을 하는 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면 대폭수정도 가능한 집수학. 가르쳐 주는 학원샌님도 인터넷동영상도 없다. 어쩌다 이리되었을까? 7살부터였나?? 집에서만 쭈욱 하니 혼자 하는 거에 익숙하다. 고등수학 학원비가 최소한 40만 원 이상이 필요하나 집수학은 교재값과 나의 인내력(?)이 필요할 뿐이다. 꼬박꼬박 채점도 해 주어야 하고 욕심 많은 어미다 보니 잔소리 하다 아들놈에게 역폭풍을 맞기도 수차례ㅠㅠ


그렇게 혼자 하면서도 엄마인 나에게 맡기는 거는 채점. 해 달라고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나은 거겠지. 채점해서 틀린 문제는 다시 풀고, 맞으면 동그라미 해 준다. 채점하다 보니 답안지와 아이 풀이답을 보게 되는데 학창 시절의 나와 넘 다른 아이의 수학풀이가 놀라웁도다. 난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걸 그대로 풀이과정으로 썼던 것 같은데 당최 아이는 풀이과정이라는 게 답을 도출하기 위한 최최최소한의 풀이다. 풀이과정이 두 줄을 넘지 않는다. 좀 더 자세히 쓰라고 하면 잔소리 밖에 안되니 말할 수조차 없다. 0847 문제의 풀이 과정이 한 줄. 어떻게 풀었는지 물어보면 그나마 설명해 준다.

NaverBlog_20151022_081643_02.jpg
NaverBlog_20151022_081643_03.jpg
NaverBlog_20151022_081644_05.jpg
0847번 문제와 풀이. 아내의 바람과 아이의 현실(출처: 아내의 블로그, 2015.10)


그나저나 아이 손에 귀여운 스티커가 붙어 있다. 친구가 풍선껌에 있는 껌종이를 붙여 줬다고 한다. 근데 손에 얼룩은 뭐지?? 때 아녀???


NaverBlog_20151022_081645_07.jpg
NaverBlog_20151022_081646_08.jpg
NaverBlog_20151022_081647_10.jpg
아이(앨빈) 손등 위의 귀여운 스티커(출처: 아내의 블로그, 2015.10)


2015.12.7 월욜


<수 1> 실력정석을 할까 하다가 <수 1>이 지겹다는 앨빈의 말에 남편은 <수 2> 기본을 하자고 제안. 앨빈도 오케이 하여 서점에 가서 <수 2>를 구입했다. 기본을 정확히 공부하면 심화는 어렵지 않다는 남편의 말이 맞는 듯하다. 올여름 학원에서 한 달 동안 대략적으로마 수 2 맛을 봤으니 수월하게 하지 않을까 싶다.

NaverBlog_20151207_164653_02.jpg
NaverBlog_20151207_164652_01.jpg
수학의 정석 <수학 2> 구매 & 학습계획세우기(출처: 아내의 블로그, 2015.12)


어제저녁 남편에게 앨빈 데리고 수학 2 시작 전 오리엔테이션을 하라 했더니만 5분 만에 끝났다. 잘 읽고, 기본 풀고, 유제 풀고, 연습 문제 풀고란다.


할 수 있는 만큼의 분량을 생각해서 스스로 계획을 세워 보라 했더니만 으미…오늘 수학 30분 만에 끝났다.


이사 와서 남편님에게 정중하게(?) 요청했다. 나 혼자 만의 자식도 아니고, 자식이랑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일주일에 한 번 수욜에 함께 저녁을 먹고 수학을 좀 봐 달라고. 봐준다는 건 틀린 문제, 잘 모르는 문제, 답지 보고 조언 해 주는 것이지만 학원 보내지 않고 인강도 듣지 않고 독학으로 수학공부 할 수 있음에 지대한 도움이 되고 있다. 11월 수욜엔 약속대로 일찍 들어온 남편님. 12월에도 부탁하오~~~


NaverBlog_20151207_164654_03.jpg 아이와 아빠가 함께 하는 집수학(출처: 아내의 블로그, 2015.12)


2016.2.5


2015년 12월 7일부터 시작한 <기본정석 2>. <기본정석 1>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유제에 답이 달려 있어서 엄마 입장에서는 풀지 않고 답만 보고 넘어갈까 걱정을 했다. 엄마욕심+오지랖으로 유제 풀 때마다 답을 가려 주며 생쑈를 했는데, <기본정석 2>부터는 본인이 알아서 풀고, 연습문제만 채점해 주고 있다.


오늘은 종업식이라 일찍 왔는데, 매일 아빠랑 같이 짠 수 2 진도계획표가 있으니 미리 끝낼 거라고 오자마자 시작했는데, 저녁이 되어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본인이 측정한 시간으로는 5시간을 했다며 투덜거린다. 챕터 12 수열의 합부터 시작했는데 아직 두 페이지가 더 남았다.


NaverBlog_20160205_170401_01.jpg
NaverBlog_20160205_170401_02.jpg
본인 계획대로라면 2월 24일에 끝난다. 주말은 올수지를 하기로 해서 일주일에 5일 정석풀이를 한다. (출처: 아내의 블로그, 2015.12)


유제를 풀 때 뒤에 붙어 있는 풀이과정을 보지를 않는다. 그래서 좀 전에 왜 보지 않냐 했더니 기본문제 풀이 과정을 보면 되니 유제풀이과정은 필요 없다고 한다. (처음에 정석을 만들 때 홍성대 씨가 유제풀이과정을 넣지 않았다. 주위에서 풀이과정을 넣어 달라고 하니 기본문제를 잘 풀면 되는데 왜 필요하냐며 끝까지 거부를 했었다는 이야기가).


나와는 다른 수학공부방법을 보면서 때로는 잔소리를 하게 되는데 그 잔소리가 오히려 아이수학공부에 독이 된다는 남편의 말을 떠올려 본다. 풀이과정을 잘 쓰지 않는 아이는 풀이과정을 쓸 필요가 없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앨빈은 노래를 들으며 수학공부를 하는 편인데 그렇게 하면 집중이 되냐며 잔소리하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자유롭게 수학공부를 할 수 있는 것. 아이들은 그 자유 속에서 자란다.



2016.2.19


습관이란 참 무섭다. 하루아침에 공부 습관이 만들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어른이야 “그래!! 결심했어!!!”라며 강인한 결심으로 하루아침에 바뀔 수도 있지만 아이는 엄마의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간단히 아침 먹고 앨빈은 (본인인 세운) 오늘의 수학공부를 하고 있다. 오늘은 얼마나 걸리려나? 점심 먹기 전까지가 목표라고 하는데.


거실식탁에서 공부를 하니 아들이 바로 보인다.


초등수학부터 중등수학까지의 지난 과정이 블로그에 담겨 있다. 집에서 수학을 하면 엄마와의 관계가 어긋난다고 한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참 많이도 싸웠으니까(but 우리는 사이좋은 모자관계이다. 아들놈은 어찌 생각할지 몰라도...쩝...). 그래도 그런 과정을 지나면서 난 아이의 변화된 과정을 보며 기쁨을 맛볼 수 있었고, 아이는 누구의 도움도 아닌 혼자서 수학을 풀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다.


기본정석 2가 끝나간다. 한 단원이 남았다. <확률통계> (정석) 기본을 할지 <실력정석 1>을 할지 고민 중이다.


NaverBlog_20160219_092220_04.jpg 오늘은 4시간 16분 동안 수학 공부를 했구나(출처: 아내의 블로그, 2016.2)


2016.2.23 화욜


드디어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12월부터 시작해서 1월 3주 동안은 캠프를 갔으니 8주 2일이 걸렸다. 오늘은 끝낼 거라고 아침 8시 반부터 시작해서 시간은 4시간 27분 동안 수학을 함.



NaverBlog_20160223_205243_01.jpg
NaverBlog_20160223_205244_03.jpg
<수학 2> 마지막 페이지 공부한 날(출처: 아내의 블로그, 2016.2)



다음 수학 주자는 기본 정석 확률통계에서 확률 부분. 진도가 빨리 나가지는 못할 것 같음. 새로운 학년(중2) 시작이니 중등수학 2-1과 병행을 해야 하고, 풀었던 에이급 1학년 꺼를 다시 볼 예정이다.


책거리를 하자 했더니 책을 높이 올려놓았다.


NaverBlog_20160223_205245_04.jpg <수학 2> 책거리 (출처: 아내의 블로그, 2016.2)



2. 남편(티솜리)의 덧말(2025.1.9)


2015년. 아이가 중1. 나의 회사에 아주 큰 문제가 발생했었던 시절이라 나 하나 건사하기도 정신적으로 쉽지 않았던 그때였다. 여름이 지나고 2학기의 어느 시점에 우리는 집을 줄일 필요가 있었다. 도로 하나 건너 이사를 갔을 뿐인데 행정구역이 경기도 부천에서 인천으로 바뀌었고, 아이도 전학을 가야만 했다. 아내는 그때도 아이의 장래에 관한 어떤 희망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인천에는 과학고가 2개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학생수에도 불구하고 과학고가 1개뿐인 경기도 보다 과학고 도전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사실을 깊게 고려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내의 강력한 요청으로 아이의 수학을 봐주곤 했던 시절이다. 아이에게서 천재라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지만, 어떤 문제는 오히려 나보다 더 잘 풀어내는 것 같기도 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와서 아이의 그 시절 아내(풍뎅이)의 블로그를 읽어보니 알 것 같다. 적어도 학창 시절의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양은 질을 향한 기본이다. 2016년 2월 5일 자 블로그는 과히 충격적이다. 중학교 1학년이 끝나는 종업식 날, 바로 그날, 아이는 집에 돌아와서 5시간 동안 고등학교 <수학 2> 과정을 혼자서 공부했다니! 그 시절 그렇게 꿋꿋이 엄마와 함께 꾸준히 집에서 공부한 내 아들, 그리고 나의 아내가 자랑스럽고 무척이나 고맙다. 신비로운 일이다.


2015.10.03 (1).JPG (출처: 내 사진첩, 2015.10)


이전 08화학원수학 한 달 맛보기(EP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