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방주의 문턱에서

by 연구소장

"으아아아아!! 다 죽여!! 식량! 식량 어딨어!!"


"내 칩! 내 칩 돌려줘 이 개새끼들아!!"


아름답던 르네상스풍의 프레스코화 천장 아래로 피비린내 나는 지옥도가 펼쳐졌다.


VIP 라운지 '판테온'은 이제 더 이상 상위 1%를 위한 천상계가 아니었다. 굶주림과 분노로 이성을 잃은 수천 명의 하층민 폭도들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어 오며, 마주치는 모든 귀족과 사병들을 갈기갈기 찢어발기고 있었다.


대리석 바닥은 피로 미끄러웠고, 최고급 실크 커튼에는 불이 붙어 매캐한 연기를 뿜어냈다.


"비켜, 씨발!!"


태현은 피투성이가 된 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폭도들의 인파를 거칠게 헤치고 나아갔다. 한 손에는 방금 전 흑기동대 시체에서 빼앗은 소음기 장착 기관단총이 들려 있었고, 허리춤에는 여분의 탄창과 고폭 수류탄 두 개가 매달려 있었다. 서유진은 마스터 패드를 가슴에 꽉 끌어안은 채 태현의 넓은 등 뒤에 바짝 붙어 뛰었다.


폭도들은 약탈과 살육에 미쳐 있었지만, 피투성이가 된 채 짐승 같은 살기를 내뿜는 태현의 앞길을 감히 막아서지는 못했다. 그들 무의식 속에는 이 지옥문을 열어준 태현에 대한 원초적인 공포와 경외가 각인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강태현 씨! 저쪽입니다! 라운지 정중앙의 저 검은 기둥!"


유진이 피 묻은 안경을 추켜올리며 소리쳤다.


태현의 시선이 폭동의 아수라장 한가운데를 뚫고 솟아 있는 거대한 원통형 구조물을 향했다.


다른 모든 벽면이 대리석과 금장식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것과 달리, 그 기둥만큼은 어떠한 장식도 없는 순흑색의 티타늄 합금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천장을 뚫고 벙커의 가장 깊숙한 심장부까지 이어져 있을 절대적인 요새.


판옵티콘을 설계하고 통제하는 흑막, '선각자 이사회'가 숨어있는 중앙 타워였다.


"저길 어떻게 뚫어? 문짝 두께만 봐도 전차 포탄은 거뜬히 튕겨내게 생겼는데."


태현이 무너진 바카라 테이블 뒤에 몸을 숨기며 중앙 타워의 입구를 살폈다.


타워의 유일한 출입구인 육중한 이중 차폐문 앞에는, 라운지의 폭동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미동조차 하지 않는 여섯 명의 정예 병력이 버티고 서 있었다.


그들은 흑기동대와도 달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 강화 외골격(Exo-suit)을 착용하고, 양손에는 중기관총을 들고 있는 걸어 다니는 쇳덩어리들이었다. 이사회의 최후 방어선, '프레토리안(Praetorian) 가드'.


"물리적인 타격으로는 절대 못 뚫습니다. 저 문은 이 벙커가 무너져도 버티도록 설계된 '방주'의 입구니까요."


유진이 마스터 패드를 두드리며 태현의 옆으로 바짝 엎드렸다.


"하지만 저 차폐문도 결국 메인 서버의 시스템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제가 마에스트로에게서 빼앗은 '블랙 칩'의 마스터 권한을 이용하면, 방화벽을 우회해서 강제로 문을 열어버릴 수 있어요."


"시간은?"


"최소 10분. 이사회의 락을 해제하려면 패드의 연산력만으로는 부족해요. 타워 외벽에 설치된 메인 네트워크 허브에 제가 직접 패드를 꽂고, 수동으로 코드를 때려 박아야 합니다."


유진의 손가락이 가리킨 곳은 프레토리안 가드들이 지키고 있는 차폐문 바로 옆, 푸른빛이 점멸하는 배전반이었다.


"미친 소리. 저 괴물 새끼들 틈바구니로 기어 들어가서 10분 동안 타자를 치겠다고? 벌집이 되기 딱 좋은 세팅이네."


태현이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이미 계산을 끝마친 도박사처럼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그래도 딜러 새끼들 멱살을 잡으려면 그 방법밖에 없다는 거지?"


"…맞습니다. 제가 해킹하는 동안, 강태현 씨가 저들을 막아주셔야 해요. 단 1분이라도 저들이 제게 접근하면 끝장입니다."


유진의 목소리에는 두려움이 섞여 있었지만, 흔들림은 없었다. 그녀 역시 이 도박판에 자신의 목숨을 올인한 지 오래였다.


"10분이라."


태현이 소총의 노리쇠를 후퇴 전진시키며 장전 소리를 냈다.


"카지노에서 판돈 다 잃은 호구 새끼들이 발악할 때 제압하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이 3분이야. 10분이면 칩으로 탑을 쌓고도 남을 시간이지."


태현이 입에 물고 있던 셔츠 자락을 질끈 묶고 몸을 일으킬 준비를 했다.


"내가 먼저 튀어나가서 저 깡통 로봇 새끼들 시선을 끌 테니까. 넌 내가 신호하면 무조건 배전반으로 뛰어. 뒤통수에 총알이 스쳐도 돌아보지 마. 알았어?"


"명심하겠습니다."


"간다."


파앗-!


태현이 바카라 테이블을 박차고 튀어나갔다. 그의 움직임은 폭도들의 혼란스러운 인파 사이를 교묘하게 파고들며 춤을 추듯 날렵했다.


위잉- 찰칵!


중앙 타워를 지키던 프레토리안 가드의 헬멧 센서가 태현의 비정상적인 접근 속도를 감지했다.


"비인가자 접근. 배제한다."


기계음이 섞인 무미건조한 음성과 함께, 여섯 문의 중기관총이 일제히 태현을 향해 불을 뿜었다.


투두두두두두두두-!!


압도적인 연사 속도를 자랑하는 예광탄들이 핏빛 궤적을 그리며 융단폭격을 가했다. 대리석 바닥이 두부처럼 깨져나가고, 근처에서 약탈을 벌이던 하층민들이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핏덩이로 변해 허공으로 흩뿌려졌다.


"씨발, 화력 보소!"


태현은 전력 질주하며 몸을 슬라이딩시켰다. 빗발치는 총탄이 그의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가며 타는 냄새를 풍겼다. 태현은 슬라이딩의 탄력을 이용해, 넘어져 있던 거대한 황금 동상 뒤로 몸을 숨겼다.


카가가강!!


두꺼운 황금 동상이 중기관총의 화력에 순식간에 걸레짝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대로 숨어있다간 10초도 안 돼서 벌집이 될 터였다.


'움직임이 너무 단조로워. AI 타겟팅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군.'


태현은 총알이 날아오는 궤적과 사격의 딜레이를 머릿속으로 계산했다. 타짜가 딜러의 셔플 패턴을 읽어내듯, 기계적인 병기들의 사격 패턴(확률)을 읽어내는 것이다.


[3, 2, 1. 탄창 교체 타이밍.]


우측의 두 명의 사격이 0.5초 멈춘 찰나의 순간.


태현이 동상 뒤에서 튀어나오며 들고 있던 기관단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타타타탕!!


정확히 조준된 총탄이 가드들의 안면부를 강타했다. 하지만,


팅! 티팅!!


방탄 헬멧에 맞은 총알들은 불꽃을 튀기며 허무하게 튕겨 나갔다.


"소구경 탄환 따위가 외골격을 뚫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가드 하나가 조롱하듯 중기관총의 총열을 돌렸다.


"안 뚫리면 틈새를 노려야지."


태현의 입가에 잔혹한 미소가 번졌다.


그가 쏜 총알의 진짜 목적은 헬멧을 뚫는 것이 아니었다. 총알이 헬멧에 부딪히며 발생한 섬광과 충격으로 아주 잠깐 센서의 시야가 가려진 틈.


태현이 허리춤에서 고폭 수류탄 하나를 뽑아 들어, 핀을 뽑지 않은 채 전력으로 집어 던졌다.


수류탄은 정확한 포물선을 그리며 두 명의 가드 발밑으로 굴러갔다.


"수류탄! 회피 기동!"


가드들의 AI 시스템이 폭발 위험을 감지하고 육중한 외골격을 강제로 움직여 양옆으로 산개했다. 완벽한 진형에 균열이 생기는 순간.


"서유진!! 뛰어!!"


태현의 사자후가 터져 나왔다.


어둠 속에 숨어 있던 유진이 짐승처럼 튀어나가 중앙 타워의 배전반을 향해 전력 질주했다.


"목표 변경! 해커를 최우선으로 사살해라!"


뒤늦게 유진을 발견한 가드들이 다시 총구를 돌리려 했다.


하지만 태현이 더 빨랐다. 태현은 바닥에 나뒹굴던 샴페인 병과 최고급 양주병들이 가득 담긴 서빙 카트를 걷어차 가드들의 시야를 가렸다.


그리고 그 카트 뒤로 바짝 붙어 돌진하며, 남아있던 수류탄의 안전핀을 이빨로 뽑아 카트 안에 던져 넣었다.


"폭탄 받아라, 깡통 새끼들아!"


태현이 카트를 가드들 쪽으로 강하게 밀쳐내고 뒤로 몸을 날렸다.


콰아아아아앙-!!!


수류탄의 폭발과 함께 카트에 실려 있던 수십 병의 고도수 양주가 인화하며 거대한 화염 폭풍을 일으켰다.


"치이이익!! 센서 시야 차단! 열 감지 오류!"


화염이 외골격에 들러붙자, 프레토리안 가드들의 시야 센서가 미친 듯이 에러 코드를 뿜어내며 허공에 기관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그 찰나의 틈을 타, 배전반 앞까지 도달한 유진이 마스터 패드의 케이블을 서버 포트에 거칠게 꽂아 넣었다.


철컥- 삐빅!


"연결됐습니다! 지금부터 10분!"


유진이 불타오르는 등 뒤의 아수라장을 등진 채, 패드에 코드를 미친 듯이 입력하기 시작했다.


"좋아. 이제부터 타임어택 시작이다."


화염의 열기 속에서 몸을 일으킨 태현이, 빈 기관단총을 버리고 가드들이 떨어뜨린 육중한 진압용 강철 방패와 곤봉을 집어 들었다.


"침입자 확인. 섬멸 모드 가동."


화염을 뚫고 나온 네 명의 가드가 태현을 반원형으로 포위했다. 총알이 떨어졌음을 확인한 그들은, 중기관총을 등에 매고 외골격 팔뚝에서 튀어나온 시퍼런 고주파 블레이드를 뽑아 들었다.


"총알이 아까운 모양인데, 나야 고맙지."


태현이 강철 방패를 고쳐 쥐며 목을 좌우로 꺾었다. 전신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상처에서는 피가 끊임없이 배어 나오고 있었지만, 그의 심장만큼은 가장 거대한 판돈이 걸린 데스매치 테이블 앞에 앉은 도박사처럼 미친 듯이 펌프질을 하고 있었다.


"들어와, 이 개새끼들아. 10분 동안 너희 깡통들을 완벽하게 파산시켜 줄 테니까."


위잉- 슈우욱!


가드 한 명이 무서운 속도로 돌진하며 고주파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공기를 찢는 파공음. 태현은 방패를 들어 비스듬히 칼날을 흘려보냄과 동시에, 외골격의 관절부, 즉 장갑이 없는 얇은 틈새를 향해 강철 곤봉을 전력으로 쑤셔 박았다.


파직- 콰직!!


"크으윽!"


스파크가 튀며 가드의 무릎 관절이 꺾였다. 태현은 쓰러지는 가드의 등을 밟고 도약하여, 뒤이어 달려오던 다른 가드의 헬멧 센서 정중앙에 곤봉을 꽂아 넣었다.


카지노 테이블에서 칩의 흐름을 읽고 상대를 유린하던 태현의 지능이, 이제는 완벽한 살인 병기들의 궤적을 읽어내고 박살 내는 극강의 생존 본능으로 변모해 있었다.


[남은 시간: 08:30]


유진의 손가락이 건반을 두드리듯 마스터 패드를 때렸다. 화면에는 이사회의 악랄한 보안 코드가 폭포수처럼 흘러가고 있었다.


[방화벽 1차 해제. 타워 외벽 물리 락(Lock) 해제 중…]


"강태현 씨! 1차 락이 풀렸습니다! 앞으로 두 개…!"


유진이 소리치던 바로 그 순간.


지지직- 삐이익!!


갑자기 VIP 라운지 전체의 스피커에서 날카로운 기계음이 울리며, 천장의 홀로그램 프로젝터들이 일제히 켜졌다.


화염과 폭동으로 얼룩진 라운지 허공에, 기괴한 기하학적 형태의 거대한 다면체 홀로그램이 둥둥 떠올랐다.


그것은 판옵티콘을 통제하는 흑막, '선각자 이사회'의 형상이었다.


[어리석은 탕자여. 그 무의미한 저항을 멈추어라.]


수천 명의 인간을 내려다보는 신(神)과 같이 오만하고 압도적인 목소리가 벙커를 진동시켰다. 폭동을 일으키던 군중들조차 그 목소리의 위압감에 짓눌려 하던 짓을 멈추고 주춤거렸다.


태현은 피투성이가 된 강철 방패로 가드의 칼날을 튕겨내며 허공의 홀로그램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드디어 대가리를 내미셨군. 방구석에 숨어서 구경만 하니까 좀이 쑤시던가?"


[너의 그 얄팍한 선동과 해킹이, 우리의 거룩한 '방주'를 뚫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


이사회의 목소리가 조롱하듯 낮게 깔렸다.


[우리는 이미 10분 전, 네가 지옥문을 열고 이 라운지에 들어온 순간 이 벙커의 심해 자폭 시퀀스를 준비했다. 칩이 오염되고 시스템이 붕괴된 이 판옵티콘은 더 이상 존재할 가치가 없다.]


그 선고에 폭도들 사이에서 경악에 찬 비명이 터져 나왔다.


"자, 자폭이라고?! 이 벙커를 물속에 처넣겠다는 거냐!!"


[새로운 요람을 지을 시간이다. 너희는 모두 이 차가운 심해에서 썩어갈 밑거름일 뿐.]


이사회의 진짜 목적. 그들은 처음부터 폭동을 진압할 생각 따위 없었다. 통제 불능이 된 벙커를 수천 명의 인간과 함께 통째로 수장시키고, 자신들만 빠져나가 새로운 카지노를 세울 계획이었던 것이다.


"서유진!! 자폭 시퀀스 확인해!!"


태현이 다급하게 외쳤다.


유진이 창백해진 얼굴로 패드의 서브 모니터를 띄웠다.


"맞습니다! 벙커 최하층 격벽부터 바닷물이 유입되고 있어요! 이대로라면 30분 내로 이 라운지까지 완전히 수몰됩니다!"


"30분이라."


태현은 가드와의 거리를 벌리며 거친 숨을 내뱉었다. 절망적인 상황. 수천 명의 목숨이 심해의 수압에 짓눌려 수장될 위기.


하지만 태현의 입술은 찢어질 듯 기괴한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


"크하하하! 훌륭해! 아주 훌륭해!!"


태현의 미친 듯한 웃음소리가 이사회의 엄숙한 목소리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자폭? 수몰? 아주 씨발, 영화를 찍으시네!"


태현이 피가 뚝뚝 떨어지는 곤봉을 허공의 홀로그램을 향해 겨누며 사자후를 토해냈다.


"니들이 진짜 다 죽을 각오로 자폭 스위치를 눌렀을 것 같아?! 카지노 하우스 새끼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게 지들 목숨 날아가는 건데! 니들이 수장되기 전에 타고 도망칠 '비상 잠수정'이 저 문 너머에 있다는 걸, 내가 모를 줄 알아?!"


태현의 정곡을 찌르는 외침에, 홀로그램 다면체가 미세하게 일렁였다.


"도망 못 쳐. 내가 저 문을 뜯어버리고 들어가서, 니들 대가리에 총알을 박아 넣고 잠수정 키를 빼앗을 거니까."


태현의 광기 어린 도발은, 패닉에 빠져있던 하층민 폭도들의 뇌리에 다시 한번 탐욕과 생존 본능의 불씨를 지폈다.


죽음이 코앞에 닥쳤다. 살길은 저 굳게 닫힌 중앙 타워의 문 너머, 흑막들이 독점하고 있는 잠수정뿐이었다.


"문!! 저 문을 뚫어!! 살려면 저 안으로 들어가야 해!!"


"강태현을 지켜라!! 저 해커가 문을 열 때까지 막아!!"


누군가의 절규를 시작으로, 수백 명의 폭도들이 다시 짐승처럼 포효하며 프레토리안 가드들을 향해 고기 방패가 되어 달려들기 시작했다. 총에 맞고 칼에 썰려도, 수십 명이 한 명의 가드에게 들러붙어 외골격을 뜯어내고 물어뜯었다.


"이… 미친 벌레 새끼들이!"


가드들이 폭도들의 압도적인 물량에 짓눌려 파묻히기 시작했다. 태현이 설계한 '군중의 분노'가 마침내 이사회의 최강 병기마저 집어삼키는 순간이었다.


[남은 시간: 03:10]


[방화벽 최종 단계 돌파 중… 85%]


유진의 손가락 끝에서 피가 맺혀 패드 위로 떨어졌다.


"강태현 씨!! 문이 열립니다!!"


태현은 폭도들의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아비규환을 뚫고, 굳게 닫혀 있던 중앙 타워의 육중한 차폐문 틈새에서 새어 나오는 푸른빛을 응시했다.


방주의 문이 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이 거대한 도박판을 설계한 진짜 악마들이 파산의 순간을 두려워하며 떨고 있을 터였다.


"수고했어. 이제 마지막 베팅을 하러 가자."


태현이 핏발 선 눈으로 소총을 고쳐 쥐며, 열리는 문틈을 향해 지옥에서 기어 올라온 사신처럼 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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