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시원하다 한들
우리의 열기가 어찌 식을까
상냥했던 봄바람이 열풍이 되어
마음에 불을 지피며는
큰일났다며 웃다가도 그는
오히려 좋다며 웃는 얼굴.
죽을 줄만 알았다 그는
눈을 뜨면 낭떠러지인,
그런 상황인 줄 알았는데
이미 떨어지고 있었다 그는
끊임없는 낙하, 열풍을 온몸으로 받으며
언제 죽나, 나의 이름은
언제 죽나, 나의 역사는
하며
어서 죽어서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환생한다면
아, 이만한 윤회도 없다며 그는
여름의 열풍, 그 잔인함을 마주하며.
가을의 새로운 죽음을 기다리며.
겨울의 환생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