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이면 익숙해질 수 있을까—
꺼진 세상에서 민들레를 찾고
혹시라도 밟을까 봐 움직이지도 못하고
나는 여기서 있다.
저주스러운 나의 동공은 커질 줄을 모른다.
사실 한 번 커진 적이 있었지
흑백 세상에서….
그 둥그런 형태만은 뚜렷하게 봤었지
동글동글한 민들레, 민들레…
너를 불어주려 했는데
너가 부러질까봐
너를 불어줄 수 없었다.
지금은 보이지 않는 민들레.
나는 아직도 너를 밟을까 봐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다시 찾아올 암순응을 기다리며
나는 여기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