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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과 민들레

by 김규민

언제쯤이면 익숙해질 수 있을까—

꺼진 세상에서 민들레를 찾고

혹시라도 밟을까 봐 움직이지도 못하고

나는 여기서 있다.


저주스러운 나의 동공은 커질 줄을 모른다.


사실 한 번 커진 적이 있었지

흑백 세상에서….

그 둥그런 형태만은 뚜렷하게 봤었지

동글동글한 민들레, 민들레…


너를 불어주려 했는데

너가 부러질까봐

너를 불어줄 수 없었다.


지금은 보이지 않는 민들레.

나는 아직도 너를 밟을까 봐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다시 찾아올 암순응을 기다리며

나는 여기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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