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한 공간 조성의 '시작'

사색과 영감의 여정 - Prologue

by JiwoongSS
< 서귀포시 '카멜리아 힐' 일대 >
'사색(思索)' - 어떤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이치를 따지는 것.


한 사람으로서 지금까지 삶을 이어오며 많은 순간들, 맺은 관계, 나름대로 이룬 과업들을 돌아보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받은 사랑은 내 존재의 가치를 키워주었고, 때때로 찾아온 역경들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다. 그런 감사 앞에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리라 하는 마음은 언제나 동일한 것 같다. 그럼에도 나에겐 풀리지 않은 질문 한 가지가 있었다. "나에게 행복한 삶이란 과연 어떤 삶일까." 이미 충분한데 왜 그러냐 하는 생각에 지금까지 마음 한편으로 잠시 미뤄뒀었다. 더불어 그 답을 관계나 일, 모임 등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관점을 돌려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 영역에는 마음을 울리는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에게 위 질문을 온전하게 마주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대학원 학위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몇 달 후에 다니던 직장도 퇴사하는 시점이 맞물리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전처럼 그 질문은 이전처럼 내 주변을 맴돌았고, 나 또한 제대로 직면해서 이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 싶은 갈망이 더욱 커졌다. 그때 내가 결심한 건 '나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져보기'와 '이전보다 깊이 생각하는 과정을 제대로 거쳐보기'였다. 그래서 막연할지라도 뭐든 해보자는 마음으로 안 하던 여행 일정도 짜보고, 적합한 장소들을 몰색하기 시작했다. 그런 다음 지체하지 않고 떠나 사색을 이어갔고, 마침내 그 해답을 얻게 되었다. 그건 바로 "삶의 주체는 '나 자신'이며, 주체로서 내 안의 아늑한 공간을 만들어가야 한다."였다.


사색 속에서 이치를 따져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지금까지 받은 사랑은 내게 성장할 동력과 지지대가 됐지만, 때로는 모순적이게 부담감으로 다가왔다는 걸 확인하게 됐다.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하니 나는 나로서 주체성 있는 삶을 충분히 살아보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또한 내 마음의 방은 참 좋은 게 많은데, 뒤죽박죽 한 상태이기에 반드시 정리해야 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난 그 해답 속에 새로운 기대와 소망을 품게 되었다. 사색 속 깊이 파고드는 과정마다 발견할 영감들은 얼마나 찬란하고, 소중해 보일까. 그리고 그걸 챙겨 내 방에 정리해, 정돈되어 가는 나만의 공간을 바라보면 얼마나 행복할까 상상해 보게 되었다.



< 사진명 - 영감의 '발견' >
‘영감(令監)’ - 창조적인 일의 계기가 되는 기발한 착상이나 자극.


그렇다면 '영감'의 정의는 무엇인가 찾아보니 "창조적인 일의 계기가 되는 기발한 착상이나 자극."이라고 적혀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정말 느긋한 내가 제대로 몰입하는 걸 보니, 영감은 보다 나를 주체적으로 살아가도록 해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이건 매 순간 발견되지 않으니 부지런히 글로 남겨야겠다는 마음과 약간의 걱정도 들었다. "괜히 장황하게 일 벌였다가 뜬구름 잡는 이야기나 나만의 일기장 쓰면 어떡하지?(지금도 약간 든다.)" 그럼에도 새로운 시작을 결단한 나를 충분히 지지해주고 싶었고, 이제 내게 필요한 건 '첫 발걸음'임을 바라보게 됐다. 지극히 나의 영역에서 비롯된 첫걸음마다 내게 맞춰 찬찬히, 그리고 온전히 이어가는 것이다.


동시에 이 걸음을 과감히 시도하는데 필요한 건 무엇일까 생각해 봤고, 당장 떠오르는 건 여행, 독서, 글쓰기였다. 이 세 가지는 몇 가지 공통점이 보였는데 크게 혼자서 할 수 있다는 점, 나의 방식과 속도에 최적화돼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영감을 발견하는데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나에게 대입했을 때 가장 잘 맞는다고 느꼈다. 마침내 준비물까지 다 갖춘 난 '사색과 영감의 여정'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여정을 계획하게 되었다. 어쩌면 그 해답과 해답의 따른 움직임이 각각 내게 있어 첫 영감이자, 아늑한 공간 조성의 초석단계일지도 모르겠다.



< 베트남 '푸꾸옥 섬' 거리 >
‘시작(始作)’ - 아늑한 공간 조성해 보기


이제 이 새로운 여정을 첫 발걸음을 시작으로 마주하는 모든 걸 만끽해보려 한다. 먼저 여정을 준비하고 떠나 여정 속에서 이뤄가는 사색과 영감을 '기록'하는 것을 주로 이뤄가려고 한다. 그리고 차곡차곡 영감들을 챙겨 내 안의 공간을 아늑하게 채우고 정리하는 순간들을 계속 이어가려 한다. 이 과정으로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정돈되어 가는 나만의 공간을 바라보며 행복해하는 마음은 선명한 실제로 다가올 거라 본다. 그러니 때로는 흔들리지만 꺾이지 않는 의지와 마음, 힘과 도움이 될 여러 이야기에서 보고들을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

더 나아가 이 여정의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는 누군가에게 빈틈의 위로와 변화로 이어지기를 소망하게 되었다. 특히 삶에 갈림길에 놓여있거나 삶의 주체로서 살아가고 싶은 이, 무엇보다 자신만의 아늑한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은 이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좋은 것들만 채워진 시간들이지만, 그래도 내게는 다름 아닌 빈 시간이 필요하다. 멍하니 있다가 문득 떠오르는 감정을 알아채고 생각들을 정리할 그 시간이 있어야 한다.” - “빈틈의 위로(김지용 외 3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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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