챙겨갈 것들과 두고 갈 것들

Chapter No.1

by JiwoongSS
<제주도 '파더스 가든'>
챙겨갈 것들 - '인정하기', '격려하기', '기대하기'


여행은 그 준비과정만으로도 누구에게나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안에서 떠올려보는 상상은 마치 이미 도착한 것처럼 기대감을 심어주기도 한다. 특히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추억까지 간직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새로운 여정은 위처럼 비슷한 인상을 주었다. 준비물을 챙기고, 가보고 싶은 장소들을 찾아볼 때 즐거움과 기대감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특별히 그 준비과정에서 한 가지 질문을 깊이 해보도록 이끌었다. "색다른 이번 여정에 챙겨갈 것들과 두고 갈 것들은 무엇일까?”


이 질문의 답에 앞에 먼저 여느 여행들과 차이점을 분명히 두었다. 먼저 누군가의 권유가 아닌 지극히 나로부터 비롯됐다는 점에서 시작이 달랐다. 그래서 '00으로 떠나는 여행'이 아닌, '사색과 영감'을 기반으로 한 여정으로 명명했다. 다음으로 단순히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는 걸 넘어 내 안의 공간을 가꾼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그 안에 바람은 보다 내가 행복해지고, 들어온 누군가에게도 아늑함을 전해주는 것이었다. 따라서 위 질문에 나만의 답을 마련하고 싶었고, 곰곰이 떠올려보니 ‘인정하기’, ‘격려하기’, ‘기대하기였다. 특별한 여정을 떠나고픈 갈망과 모습만으로도 그저 대견한데, 지체하지 않고 떠나겠다니 오죽했을까. 그런 날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싶었다. 동시에 그 시작에 불안감으로 식어지지 않도록 용기를 심어줄 필요가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 넌 잘하고 있다고. 마음이 흐르는 대로 계속 이어가."라고 말이다. 비록 지금은 가보지 않아 상상력 속 가늠하는 수준이더라도 말이다.


두고 갈 것들 - '걱정하기', '판단하기', '멈추기'


반대로 두고 가야 할 건 ‘걱정하기’, ‘판단하기’, ‘멈추기’였다. 이미 살아오면서 걱정은 일일이 말할 필요 없이 많이 했다. 마치 맞지 않는 강박적인 식단관리로 도리어 건강을 해치는 것 같았다. 동시에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걸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자니 옳지 않다고 봤다. 무엇보다 남는 게 딱히 없을 거라, 그리 특별하지 않을 거라 불안해서, 혹여 뒤처질까 두려워 멈추는 건 모든 걸 부정하는 꼴로 보여 심적으로 싫다. 물론 멈춘다면 난 나름대로 주어진 환경에 충실히 맞춰 살 것이다. 그만큼의 생존능력은 충분히 있으니까. 그러나 그렇게 포기하기에는 한 번뿐인 귀한 인생 너무 아깝다.


아직 걸어가지 않았기에 각양각색으로 마주할 영감들은 과연 어떤 모습이고, 그중에 내가 담아갈 건 무엇일까. 일단은 떠오른 준비물은 일단 챙겼으니 어디든 가보자는 심정으로 첫 목적지를 제주도로 선정하게 됐다. 다른 좋은 곳들도 있지만 이곳이 사색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라 여겼다. 보이기엔 멍하니 바다를 보더라도 사색 속 깊이 잠겨있는 순간들, 바닷가 모래와 마을 일대를 걸으며 생길 발자취들, 취향에 맞은 장소들을 찾아가 심취해 있는 모습들까지 아른하게 보이니 기대하게 됐다. 나아가 이 상상 속 갈망을 품고 갈 나를 격려하며 첫 여정 준비를 마무리했다.




" Dearest, darling, my universe

날 데려가 줄래?
나의 이 가난한 상상력으론
떠올릴 수 없는 곳으로

저기 멀리 from Earth to Mars
꼭 같이 가줄래?
그곳이 어디든
오랜 외로움, 그 반대말을 찾아서"


- IU, [Love Wins all]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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