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반응, 그리고 지체 없는 출발

Chapter No.2

by JiwoongSS
<혜화역 일대 카페>
두 가지 반응 - '놀람'과 '부러움'


여정에 필요한 준비물(‘인정하기’, ‘지지하기’, ‘기대하기’)을 챙긴 채, 첫 시작인 ‘나 홀로 제주 여행’ 소식을 지인들에게 전하게 됐다. 이 소식 앞에 첫 반응은 '놀람'이었다. "네가 혼자서 여행을 간다고? 진짜로?" 항상 먼저 가자고 조른 적도 없고, 가자고 말할 때 마냥 좋다고 따라다니던 애가 갑자기 그러니 그럴만하다. 그중에는 신기한 마음에 그 이유를 물어보기도 했고, 이에 대한 나의 답은 한마디로 "삶이 귀하니, 제대로 사색하고 싶어서."였다.


동시에 그들의 두 번째 반응은 '부러움'이었다. 분주한 모습 가득한 세상 속에서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가진다는 게 마음을 울린 것이다. 그중에 "대학 입학 이후 바로 취업하면서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는데, 그런 시간을 가진다고 하니 부럽다.", "가서 행복해하는 모습 스토리 소식 보면서 '대리만족'하겠다."는 말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 이 여정의 고민점이 비단 나뿐만 아니라, 바로 내 주변 이야기도 됐기 때문이다. 한편 그런 그들로부터 이 여정을 지속할 힘을 얻었고, 새로운 영감이 곧 또 다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미리 챙긴 준비물('기대하기')의 가치가 더욱 커진 듯했다.



<신림역 봉림교 일대>
지체 없는 출발 속 그저 기특한 '나'


소식을 전한 후, 영감들을 찾아가러 지체 없이 출발했다. 이제는 상상과 기대감 수준을 넘어 직접 가 확인해보고 싶었다. 더불어 여정을 만끽하겠다고 들뜬 마음으로 가득한 내 모습이 비쳤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영감이 도대체 뭐라고, 어쩌면 그저 여행의 수준에서 그칠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그러나 스스로 그런 마음을 느끼는 순간이 얼마나 되는가 생각해 보니 정말 없었다. 기존의 손에 주어진 과정을 잘 준행하면서 나름 뿌듯해했던 것과는 결코 비교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런가 출발 속 평소와 똑같이 걸어가는 거리가 괜히 달라 보였고, 발걸음 또한 가벼웠다. 한마디로 난 자유로웠다.


공항까지 도착했고, 비행기 이륙 직전 떠오른 두 가지 생각으로 목적지 도착 전까지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과연 '지평선 너머의 세상'은 내게 어떤 모습으로 나를 맞이할 것인가. 동시에 그곳에서 내게 마련되어 있는 사색의 길은 과연 어떨까. 마침내 제주 공항에 도착해 내 두 발을 디딤으로 본격적인 모험의 시작을 알리게 됐다.




“삶에 대한 사랑을 발달시키기 위해 마지막으로 중요한 조건은 자유다. (중략) 삶에 대한 사랑이 발전할 수 있으려면 ‘~하는’ 자유, 곧 창조하고 건설하고 경탄하고 모험하는 자유가 있어야 한다."


- "인간의 마음(에리히 프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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