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만의 삶

by 글품서재

나는 언제나 엄마와 언니와 둘이 살았는데, 어릴 때는 흔히 말하는 ’정상 가족’과는 다른 형태에 항상 위축되기도 했다


이때부터였을까 항상 어떤 게 맞고 틀린지, 내가 하는 게 맞고 틀린지 비교하기 시작했다

비교를 일삼는 행위는 놀랍게도 20살 중반을 지나가는 곳부터 차츰 나아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내 유년시절에 대한 동정심도, 슬픔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수많은 삶 중의 한 모습일 뿐이니까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아버렸기 때문이다


작년에 한 달 동안 외국에 나가있었다 배낭을 하나 들쳐 매고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는데, 내가 눈으로 담고 손으로 느끼고 머리로 생각한 모든 것들은 나에게 꽤나 크게 영향을 미쳤다


사람들은 언제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지금 눈을 뜨고 여기를 봐“ 라고 누군가가 말해줬을 때, 그들만의 삶을 자부심 있게 걸어가는 것을 봤을 때,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을 때


이 모든 때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바꿔준 듯하였다


“나만의 삶”

어떤 형태로의 삶이어도, 받아들일 용기

비교하지 않는 삶, 나만에 걸어갈 수 있는 길.


나는 항상 그런 고민이 생각의 기저에 깔렸었다. 바로 20대에는 졸업과 취업, 30대에는 결혼, 40대에는 안정기 등 그저 “안정적인 삶”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런 삶이 아닌 삶을 선택할 용기가 없을뿐더러, 그저 편했으니까


하지만 편함 뒤에는 내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이 생겼다. “과연 죽는 날이 왔을 때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나는 졸업 후 운 좋게 바로 취업을 했다. 일을 다니는 2년 간 그 의문들을 해결할 과정을 거친 것 같았다

그렇게 사직서를 내고 비행기를 탔다

그리고 나만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용기와 나의 선택을 믿을 수 있는 용기, 이 두 가지를 얻었다


지금까지도 맞는 길인지 잘 모르지만 그저 내가 선택한 내 삶이기에 묵묵히 걷는다

이따금씩 찾아오는 마음 뜀을 느끼면 온 세상을 다 얻는 기분이 든다

나는 무용을 했어도, 다른 일을 했어도

모든 목적은 바로 이 순간을 느끼기 위해서가 아닐까?




keyword
토요일 연재
이전 09화모든 것은 나를 믿는 것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