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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봄날에 너를 볼 수 있을까

by 글품서재

따뜻한 바람이 그리운, 하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매서운 찬바람이 부는 겨울의 끝자락, 2월이다. 오후 2시가 조금 넘어서 도서관을 향하는 길, 하늘은 맑고 구름 한 점 없는 날. 그때 하늘을 배경으로 엄지 손만한 민들레씨 하나가 솜털을 날개 삼아 날아간다. 훨훨. 아직은 네가 날아다니기에는 추울텐데. '손으로 잡아볼까?, 뛰어서 잡으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생각했지만 정말로 그것이 좋은거라면, 그것이 아름답게 느껴진다면 그저 그것이 하고픈대로 놔둬야 가장 아름다움을 안다. 그렇기에 마음속으로만 그저 훨훨 잘 날아가라고 해줄 뿐이다.

근데 그때 왜 그런 바람이 불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민들레씨는 수많은 바람결 중 내게 오는 바람결을 택했다. 그리고는 나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얼굴 앞으로 손을 내밀었다. 혹여나 너의 솜털이 하나라도 다칠까하는 마음에 두손에 온기를 담은 채 그것을 감쌌다. 마땅한 자리를 찾으면서 걸었다. 그리고는 해가 잘 들어오는 노지에 놓아주었다. 여기가 과연 네가 원한 곳일까? 생각하며 인위적이지만 최대한 인위적이지 않도록 땅에 놓아주었다.

봄날에 노랗게 익은 너를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하면서!


**찾아보니 씨앗은 민들레 씨앗이 아니라 박주가리 씨앗 같습니다. 혹시라도 하늘에서 훨훨 나는 씨앗을 보셨을 때, 저의 글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따듯함을 가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가 느끼는 따듯함을 조금이라도 느끼시길 바라면서 글을 마무리합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_박주가리

아, 그렇다면 민들레가 아닌 여름의 활짝 핀 꽃을 기대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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