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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나에게 살아갈 힘을 빌리다

by 글품서재

나는 일상을 쓰는 노트, 독서할 때 쓰는 노트, 상담받을 때 쓰는 노트 등 쓰는 노트의 종류만 5가지는 족히 넘는다. 행동을 할 때 같이 노트를 만드는데, 그렇게 하면행동에 대한 의지가 약해졌을 때 힘을 발한다. 죽을만큼 하기 싫을 때 쓰기에 대한 의지가 남아있다면,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해야 좋은 행동들을 수월히 실행에 옮긴 경험을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종이와 펜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감정이 지나치게 북받쳐도, 아무리 속상해도, 아무리 이겨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종이에 펜을 굴려 내 생각을 써 내려가면 그만큼 감정이 해소되는 것도 없는 것 같다. 거기에 더해 이야기를 써 내려가면 나도 모르게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발견하고는 한다. 재빨리 별표를 친다. 그리고는 별 밑에 조그맣게 글씨를 담긴다. '해결방안을 찾아버렸다!'


가끔가다가 기록물을 쓰고 모두 쓰레기통에 버리는 사람을 종종 만났었다. 그 곳에 담아놓은 마음들을 버림으로 조금은 홀가분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나는 그 반대다. 나는 기운이 안 나거나 우울할 때는 과거의 나에게 도움을 받는다. 피곤함에 녹초가 되어 잠시 망각하고 있던 내 꿈들과 수많은 다짐, 그리고 나의 삶의 방향들을 되새긴다. 그러면 기록을 하던 그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아, 맞다. 나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지.'하고 다시 마음을 다 잡을 수 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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