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회차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아주 짧은 소설 두 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편은 화자가 다릅니다*
안녕하세요, 지난 회차에 나왔었던 병사1 입니다.
지난번에 제가 적벽에서 전사했었다고 이야기했었지요. 죽고 나서 생각해 보니 억울한 거 있지요. 저랑 많은 병사들은 적벽에서 영문도 모르고 죽었는데, 전작 우릴 그렇게 만든 지휘관 놈은 잘 살아서 도망친 거 있지요. 그리고 심지어 황제까지 오르고 잘 살다 갔어요. 역사에 이름도 남기고요. 우리는 이름도 없이 그냥 영문도 모르고 죽었는데, 생각해 보니 더욱 억울하네요. 참 나.
더 억울한 점은, 지휘관들에게 우리의 전사는 그저 “국력 손실” 이라는 거에요. 전체에서 보았을 때 우리는 구우일모니까, 많은 병사를 잃어도 그저 손해 조금 본 느낌만 느끼고, 생명체가 죽었다는 생각은 안 하는 거죠. 진짜 억울해요. 자책은 안 할까요?
*이 부분에서 화자가 바뀝니다*
하아… 어이가 없군요.
아,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 저는 방금 그 병사1의 지휘관 놈, 조조입니다. 자는 맹덕이고요.
“지휘관 놈” 들을 대표해서 이야기하자면, 어쩔 수 없습니다. 저희도 병사를 잃을 때마다 생명이 희생되었다는 죄책감을 느끼고요, 병사를 잃지 않고 전쟁하기는 극도로 어렵습니다. 그 과정에서 불가피한 희생이 발생하며, 전사한 한명 한명을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당시 기술을 고려하면 더더욱 어렵지요. 신원 파악도 어렵고, 그냥 지나갈 수밖에요. 저희 입장에서는 국력이나 병력의 손실,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희생을 잊은 건 아닙니다. 오해하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