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에 관하여

잠시 웅크리고 있기

by 향글

사랑하는 어느 한 사람이 아니라

내가 사랑했던 기억을 난 사랑하는 가 보다.

너무 미웠지만 다시는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질 것 같지 않지만

그래도 내가 그 사람을 사랑했었던 기억이

너무 그리워 오늘도 그 사랑했던 기억을 더듬는다.

인연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고 다시 만날 거라는 기대도 하지 않지만

그래도 사랑했었다는 그 추억 하나로 오늘도 산다.

그때는 술에 취하지도 않았는데

사랑에 취했던 그 어느 알코올도 대신해 주지 못하는 그때를

더듬어 다시 술을 마셔보지만

사랑에 취했던 그때를 대신해 줄 알코올은 없다.


그래도 내 고민 하나는 줄었다.

그 사람은 이제 곧 결혼한다. 내가 생각했던 그 여자와…

그 사람다운 행동이다.

오늘 친구를 만나 점심을 먹으며 우연히 듣게 된 그의 소식.

그래, 오늘 친구를 만나서 옛날 생각이 더 많이 떠오르긴 한 거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조금 뒤졌다. 생각보다 너무 쉽게 정보를 얻어냈고 이제 곧 결혼한다는 소식도 얻고

웨딩촬영 한 것 도 봤다.

더 이상 다른 감정은 추가하고 싶지 않아 음악도 어느 소음도 차단한 체 물끄러미 결혼사진을 보았다.

그래…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은 결혼했어…

막연히 그가 결혼한다면 예전 여자친구와 결혼할 것 같았는데 내 적중은 맞았다.

모든 것이 그냥 그 사람답다…


오늘 갈증도 나고 맥주생각이 간절했다.

들어오기 전에 사가지고 온 맥주가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 줄이야..

정말, 나는 그 사람보다 술을 더 사랑했나 보다.

그래 우리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서로 너무 고민했던 거지. 잘 된 거다.


사람은 누구나 고독에 대비해야 하고 외로움에 맞서야 한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일지언정 내가 느끼는 외로움을 채워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고독할 때는 나 자신과 맞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철 모르던 20대. 다른 사람의 상황과는 아랑곳하지 않고 ‘내가 지금 외롭고 심심하니 나를 만나달라’라는 연락을 무수히 했을 것이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난 아직도 ‘난 외로우니 나를 만나달라’ 고 사람들을 조를 것인가


혼자 마시는 술이라도 외로울 때는 나 혼자 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외로움을 잊겠다고 이리저리 궁리하고 몸부림쳐 봤자 외로움은 언제나 나와 함께 있을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