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Judge a BookByItsCover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말기

by 향글

베트남은 맛있는 커피로 유명하다. 걸어 다니다 보면 10m마다 카페가 하나씩 있을 정도로 카페도 많고 맛있는 커피가 정말 많다. 7년 전 호찌민을 처음으로 베트남 여행이 시작되었다. 여행 전에 미리 조사를 해본 바로는 연유커피 (Café Sua Da)가 유명하다고 하여 숙소 옆에 있는 카페에서 먹어보았다. 카페라고는 하지만 붕어빵 리어카만큼 작은 규모의 길거리 상점이었다. 가격도 한국 돈으로 700원 정도 했던 것 같다. ‘연유를 넣었으니 당연히 달달하고 맛있겠지’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훅 들어오는 진한 커피의 맛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내 입맛에 맞는지 베트남에서는 커피를 시키면 웬만해서는 다 맛이 있었다. 패키지여행 갔었을 때 가이드님이 길거리에서 파는 음료는 사 먹지 말라고 했었다. 비위생적인 얼음 때문에 배탈이 날 수 있다며. 지금까지 수십 번을 사 먹어봤지만 우린 아직까지 배탈이 난 적은 없었다.


오히려 고급인테리어에 훌륭한 전망을 가진 카페들이 가격은 비싸고 맛은 만족스럽지 못했던 경험이 많다.

이런 것을 두고 가심비 (價心比)가 낮다고 하던가… 카페가 전망이 좋고 시설이 좋은 곳에 있으면 커피는 비싸고, 대체로 맛은 가격을 따라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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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Sunset 을 볼 수 있는 카페 (+음식점)의 커피가격은 100~200 VND. 가격이 호텔 커피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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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힙한 카페. 커피가격은 80 ~ 100 VND. 조금 당황했던 건 내가 맛보고 싶었던 signature coffee 가 품절이었다.

베트남에 있는 카페를 다 가본 것이 아니므로 모든 카페가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노점에서 커피를 시켜도 웬만해서는 프랜차이즈 커피집보다는 맛이 훌륭하다는 것이 내 주장이다. 이번 여행에서도 그런 카페를 발견했는데 푸꾸옥 중부지역에 위치한 BerBer Kidsplay Coffee였다. 오토바이 타고 지나가다가 사람들이 줄지어서 있길래 우연히 들어간 곳인데, 여기도 마찬가지로 천막만 쳐놓은 노점이어서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자리는 없다. 중부지역에서 유명한 즈엉동 시장 근처에 있어서 몇 번을 지나다녔는데 볼 때마다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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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맛을 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오토바이를 돌려 대기줄에 합류했다. 청년 서너 명이 쉬지 않고 커피를 만들어 내는데 다양한 메뉴에 또 한 번 놀랐다. 일반적인 커피, 라테에서부터 에그 크림 커피, 소금크림 커피, 오레오를 넣은 커피, 견과류를 넣은 커피, 치즈 크림을 올린 커피, 민트를 넣은 커피 외에 말차 종류도 다양했으며, 카페인이 없는 에이드, 차 종류도 다양했다. 이 작은 가게에서 저렇게 많은 메뉴를 생산해 내고 있는 것이 놀라웠다.



우리는 푸꾸옥에 한 달 머무는 동안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들릴 정도로 이 카페를 사랑하게 되었다. 어떤 커피 메뉴를 시켜도 정성스럽게 뽑아낸 진득한 커피맛이 강하게 느껴졌으며, 소금크림, 에그크림, 치즈, 민트 등 커피 이름을 결정짓는 다양한 첨가물 또한 듬뿍 들어가 있었다. 음식에 아끼지 않고 재료를 넣었을 때 나오는 풍부한 맛이 일품이었다. 나의 얄팍한 어휘사전에서 이 맛을 표현할 단어를 찾아보지만, ‘고급지다’라는 단어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나로선 커피 맛이 마음에 들었다. 보리차 같이 구수한 커피는 사양한다. 입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풍부한 향과 짜릿한 카페인의 존재감이 느껴져야 한다.


나는 원래 유명한 곳인가 궁금해져서 구글 맵에서 BerBer Coffee를 찾아보았다. 예상 밖으로 평점이 2.9 밖에 되지 않았다. 알고 보니 커피 좌판대 뒤편에 키즈카페처럼 놀이방이 있는데 놀이방의 리뷰가 좋지 않았다. 놀이방과 카페의 연관성은 알 수 없으나 커피맛은 일품이었으므로 나는 기쁘게 리뷰를 남겼다. (지금은 내가 리뷰를 올려서 3.1이 되었다). 먄약에 구글 평점리뷰로 카페를 찾았다면 BerBer Coffee의 커피는 절대로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BerBer Coffee의 손님들도 대부분 현지 사람들이다. 출퇴근 시간에 가장 붐비고 장소가 협소하여 뙤약볕에서 기다리고 있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카페의 청년들은 내가 본 베트남 사람들 중 가장 빠른 손놀림으로 신속하게 음료를 만들어낸다.


사진을 위한 전망이 필요하다면 고급스러운 카페로, 진정한 커피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길거리 카페의 커피로도 충분하다. 거기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는 곳이라면 용기를 내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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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서 부터, 에그크림커피 - 말차라떼 - 오레오크림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