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긴 습작의 시간 2부 : 홀로 사랑, 앓이는 성숙이다
[ 방황 ]
생명의 존귀함을 잊어버린
어리석은 소년이여!
파도가 밀리어 와 암초에 부딪히고
스스로 사그라져 버리듯
너는 파멸의 나날을 즐기려 한다
애처로운 눈초리 사선 그을 때
두 줄기 눈물 조용히 흐른다
생기 잃은 약골처럼 초췌한 형상으로
방 모서리에 육신을 팽개치니
초점 잃은 눈망울엔 희미한 그림자
환상의 춤을 추어대고
미움의 잔재들을 조각조각 모아
구차스러운 순애보 만들어
소녀에게 고이 바치려 하지만
허공에 비친 상은 찰나로 사라지고
여운마저 흐트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