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긴 습작의 시간 3부 : 가야 할 길, 순응의 길
[ 지나온 시간 ]
어스름히 서려 있는 발자국 사이사이엔
다시 갈 수 없는 지나온 시간이
살아온 내 노래를 부르라 한다
인연의 기쁨과 슬픔이 어우러져
뜨거운 가슴으로 인간미 맛을 들여놓으면
화사하도록 눈부시게
보이지 않는 미끼를 드리워
지친 나를 맞이해줄 포근함이
가던 발길 멈추라 한다
자욱한 안개 타고 쪼끄만 햇살 나리면
짧다 못해 길게 늘어선 꿈이
조금씩 커지는 심장으로
줄기찬 화음을 전수하여 오고
창공으로 날아간 바람들이
회오리 되어 낚아채지는 가녀린 소망이여
심지도 없는 뿌릴 뽑아
거리낌 없이 휘휘 내저을 것을
눈여겨볼까 두려워라
의문의 넋을 건져 살아볼 일이거늘
가없는 측은함에 누가 되어 서성일 제
가파른 맥박으로 밀리어 드는 고통
아! 또렷이 보았습니다
어스름히 서려 있는 발자국 사이사이엔
다시 갈 수 없는 지나온 시간이
살아온 내 노래를 부르라 한 까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