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고구마>

지는 계절 피하려 그리

by 심연


고구마


주인 잃은 계절

깊어져 간다


마디마디 바삭이는 낙엽

짭조름한데 날씨는 영

끈적하다


작년 시월

아버지 고구마 캐러

밭에 가 일 도왔다


올해 시월

고구마 없는

첫가을이다


이런 맛이었나

이런 색이었나


따끈한 자줏빛 채소


뭐로 부르고

뭐라 보이나


널리고 널린 고구마

왜 디저트 만들어 먹나

투덜대지 말 걸


이제는 안다

굼마 귀한 세상을

마구 없을 세월을



지는 계절 피하려 그리 숨으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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