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나의 속도로 살아 있는 빛남
출근길 하늘에 딱 하나 떠 있던 별을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오늘따라 조금 버거워 보인다.
평소보다 더 밝게 빛나는 모습이
“나, 힘들어” 하고 조용히 하소연하는 것처럼 느껴졌죠.
겉으로는 밝고 괜찮아 보이지만,
각자의 역할에 버거움을 느끼는 순간들처럼요.
하지만 우리 삶은 꼭
‘빛나야만 하는 방식’으로 설명될 필요는 없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가만히 밝게 있어야만 한다는 건,
어쩌면 별에게도 하나의 역할일지도 몰라요.
늘 환해야 하고, 사람들의 기대를 비춰줘야 하고,
어둠 속에서 혼자 빛나야 하는 자리.
식물들은 그런 역할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요.
저마다의 리듬대로 몸을 채우고,
묵묵히 자기 페이스로 움직이죠.
그 무게를 누구에게 증명하지 않아도 되고,
누구보다 더 반짝여야 할 이유도 없어요.
그래서 오늘만큼은
‘빛나야 한다는 마음’에서 조금 벗어나도 괜찮아요.
누군가의 기대를 밝히기 위해 서 있는 빛이 아니라,
그저 나에게 필요해서 머무는 빛이면 충분하니까요.
잠시 흐릿해져도 좋고,
그 자리에서 미세하게 흔들려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밝기의 크기가 아니라
내가 견딜 수 있는 나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니까.
오늘 본 그 별이
버거운 자리에서도 여전히 떠 있었던 것처럼,
나도 내 자리에서
반짝여도 되고, 쉬어가도 되고, 스며들어도 괜찮아요.
‘역할로 갇힌 빛남’이 아닌,
나의 속도로 살아 있는 빛남이면 충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