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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하게 빛나고 싶었다.

아직도 도전하고 싶다.

by 멍냥이 Mar 02. 2025

몇 해 전 여름 딸들과 영종에 있는 호텔의 가든 커피숍에서 커피와 조각케이크를 먹었다.

햇살 적절히 드리워진 자리에 앉아 사진 찍으며 수다 삼매경에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일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시간을 보내며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작은 딸이 조금 아쉬웠는지 케이크 하나를 더 사서 집에 가져가자며 계산대에서 나를 기다리게 했다.

여유롭게 다른 곳을 바라보니 좀 전까지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젊은 청년들이 깔끔하게 정장을 입고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고, 테이블을 정리하고, 음식을 가져다주며 분주하게 다니고 있었다.

문득 그들을 보니 나의 예전 생각이 떠올랐다.

 

나 역시 호텔리어 출신이다.

화려한 조명 아래서 근무하는 모습이 좋아서, 친구들 부러워하던 추천서 다 뿌리치고 호텔리어가 되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난 행복하지 않았다.

돈은 많이 벌었지만 내가 꿈꾸던 그런 생활은 아니었다.

과감하게 그만두고 다른 일을 시작해서 지금의 이 자리까지 왔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때때로 내가 고전할 때마다 계속 근무하며 승진한 동창은 연봉 자랑을 하며 나에게 왜 그만둔 거냐고 묻기도 했었다.


난 화려한 조명을 꿈꾼 게 아니었다.

뒤늦게 깨달았지만 나 자신이 찬란하게 빛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성취감에 행복해서 환하게 빛을 뿜어 내는 나의 얼굴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어린 시절 내 맘대로 흘러가지 않는 인생을 살면서 직업만큼은 내 맘대로 선택하고 싶었다.


지금도 모든 소망을 이룬 것은 아니지만 가끔 하는 창작 활동과, 나의 중요성을 어필해 주는 사람들 사이에서 느끼는 성취감은 나의 도전을 계속하게 만드는 힘이 되어 준다.


계속하는 도전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모르지만 여정을 이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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