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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 쓰지만, 아직 꼰대는 아니다.

난 24살 이후 나이를 세어본 적 없고, 여전히 무한도전이다.

by Weavypedian Dec 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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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평생교육(Life Long Learning)이 대세다.

학령인구가 줄어든 고령화 사회에서, 예전처럼 연령을 나누어 학제 안에서만 교육기관을 운영하는 것은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평생교육은 학교에 가서 배우는 것만을 정의하는 단어는 아니다. 이전이나 지금이나 나이 불문 끝없는 지적 호기심과 탐구심이 가득한 사람과,  반대로 자신의  단계를 정의하고 그것에 만족한 삶을 사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교육'은 내가 아직 알지 못하거나, 알고 싶은 것을 전문가를 통해서 깨우치는 과정이라기보다 고학력, 고 스펙을 가진 사람이 되어 가는 과정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 그렇다 보니 대학을 졸업하는 것으로 모든 교육을 끝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전공 분야에서 자신의 역량과 스팩트럼을 넓히기 위한 꾸준한 도전 보다, 현실에서 내가 익숙하게 해 낼 수 있는 정도에 머무름을 선택하기도 한다.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상태를 선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평생교육'이란, 큰 의미로 사회 구성인으로 사는 동안 무의식 중에도 끝없이 발생되는 '배움'의 과정을 뜻한다고 생각한다. 집에서 늘  해 먹던 요리를 다른 사람의 영상을 보며 새로운 방식으로 시도해 보는 것, 식물을 좀 더 잘 키우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는 것, 집을 더 쾌적하게 정리하고 꾸미는 것  등, Youtube만 봐도 아이디어가 대단한 전문가들이 전 세계에 가득하다.


하물며 분리수거하는 방법도 혼동이 돼서, 매주 버리는 날마다 확인을 거듭하는 동안  어느새 잘 아는 사람이 되어있다. 그 모든 과정이 '교육'이고 '배움'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일들은 점수로 능력치를 평가받는 일이 아니다 보니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아 배움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생각보다 많은 노력을 통해 터득했음에도 교육받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그런데 어찌 보면 이런 행위들이 행위자에게는 더 의미 있는 학습이다. 목표를 스스로 정하고, 전문가 찾기, 자료 탐색,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반복한 학습을 통해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 과정을 이끌어 낸  동기는 외적인 것이 시발점이었다고 해도, 되돌아보면 '나도 잘하고 싶다'는 내적 동기가 강했기 때문이다.


익숙함에 안주하고 새로운 배움에 도전하지 않는 사람들  조차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하고 그 방법을 몇 번씩 따라 해 본다. 그런데 생각보다 빠르지 않은 성과에 지치고, 지속성 유지에 필요한 동기를 충족시켜 주는 내적, 외적 자극이 없다 보니 슬쩍 포기하고 만다. 열정이 사그라드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빠진 것이 있다.


'자신만의 목표설정'.


잘하고 싶다는 동기의 최종 목표가 '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과 내가 갖은 문화적, 체험적 성장과정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저 뭔가 저 행위를 하는 것 만으로 대단한 사람이 될 거라는 착각을 하곤 한다. 그래서 미라클모닝에 도전하고,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해 잠을 줄이며 성공한 사람들이 개발한 노트 필기법이라 해서 맘먹고 노트와 필기도구부터 구매하지만, 결국은 얼마가지 못해서 이 모든 행위를 포기한 자신을 자책하고 평가절하하는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실제로 자기 개발서를 읽고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며 실제로  본인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는 사람들도 많다. 그 둘의 차이는 '목표 설정'인 것이다. 그런 성공 사례를 뒷받침하는 행위를 따라 해서 진짜 내가 이루고 싶은 것, 즉 나만의 목표 설정이 우선되어야 한다.


누구나 동기부여는 쉽게 받지만, 그것을 끌고 나가는 것은 결국 해내고 말겠다는 '열정'이 원료이기 때문이다. '열정'은 최종 목표를 단기적으로 나누고 하나씩 이루며 느끼는 성취감으로 더 막강해지고, 다음 단계로의  도전  동기를 구동시킬 주원료이자  보이지 않는 내적인 힘이다.


나이 들수록 배우고 싶은 것도 없고, 딱히 하고 싶은 일도 없고.. 그런 삶이 지루하긴 한데 현재 자신의 편안함이 좋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무엇이든 배워 보겠다는 마음 자체가 열정이고, 그 열정이 나를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 그러나  "내가 그걸 하면 뭐 하겠노.... 소고기 구워 먹겠지.."라는 코미디 프로의 유행어처럼 나이 들면서 그 동력이 사그라든다.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며, 그다음 목표를 설정하고 성장하기보다 현재에 안주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나이 듦, 나라 경제, 주변 상황 등을 탓한다. 나도 예전엔 이렇지 않았다면서. 여전히 매일 무엇인가를 배우고 깨우치는 '배움의 과정' 속에 있음이 너무 익숙해서 인지하지 못하는 걸까?

출처: Pixabay출처: Pixabay

나이 들수록 기억력도 떨어지고, 열심히 해도 늘지 않으니 학습 효과도  필요성도 못 느낀다고 한다. 나만의 효과적인 학습 방법이란 결국 메타인지와 연계된다. 좋다는 방법을 내 것으로 소화시켜 작은 성취라도 이루어질 수 있게 만들고, 그 과정 중에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서 나에게 더 적합한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그 과정은 더디고 힘들다. 이것을 이겨내고자 하는 마음과 열정은 자신이 새운 단기 목표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어릴 때 수십 번 바뀌던 장래 희망 같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잠들기가 무섭게 요즘 세상은 빠른 속도로 달라지고 있다. 나이 들수록 젊은이들과 공생하면서 배워야 할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렇다고 그 모든 것을 다 배워야 하고, 세상이 바뀌는 속도만큼 빠르고 효과적이게 학습할 수도 없다. 예전엔 한 번만 설명 들으면 알던 것도 분명 우리말로 설명해 주는데도 도통 모르겠고,  몇 번씩 들어야 겨우 알 것 같단다.


그럼에도 요즘 시니어 대상의 컴퓨터, 카카오톡, SNS 등의 강좌 등이 늘어나고 있고 실제로 수강생도 많다. 게다가 그곳에서 배운 것을 일상에서 잘 활용할뿐더러, 더 알고 싶은 것도 생기다 보니 가르쳐 줄 젊은 사람들과 소통할 일도 저절로 생긴다. 그리고 여전히 그런 배움에 도전하고 학습하며 사는 것은 남이 보기에도 멋지지만, 내심 자신이 아직 열정이 있는 사람임에 뿌듯하다. '나 아직 살아있어!'라는 자신감도 선사한다.


시대가 변화면서 끝없이 배워야 할 것들이 늘어난다. 정말 평생 학습하지 않고는 버티기 힘든 세상이다. 나처럼 익숙함 보다 새로운 것을 탐색하길 좋아하는 사람도 할 게 너무 많아 갈피를 못 잡을 정도다.  내 돈 내고 외식하는데 음식 주문조차 키오스크로 할 줄 알아야,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먹을 수 있다. 그런데 묻지 않으면 딱히 가르쳐 주지도 않는다. 누구에게나 딱 맞는 눈높이 학습법, 교수법은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묻지도 않는데 나서는 것도 오지랖 같기 때문이다.

영화 'Intern'중영화 'Intern'중

나이 들었어도 주변을 둘러보면 몰라서 답답한 내 마음을 해소시켜 줄 젊은 선생님이 하나 가득이다. 배우지 않고 버텨 보려는 내 마음만 바꿀 수 있다면 말이다. 그건 젊은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나 때는~'이라고 시작하는 꼰대도 이미 젊어 봤고, 같은 고민을 하며 버텨온 세월이 있기 때문에 젊은이에게 지혜를 나눠줄 수 있다. 물론 세월과 함께 생각이 바뀌었다 해도, '보편적' 지혜와 수많은 경험을 토대로 익힌 문제 해결 내공이 있기 때문이다.


배움의 마지막 단계는 타인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배울 준비가 되어있지 않거나, 흥미도 없고 시대에 맞지도 않는데 윗사람이라고  막무가내로 가르치려 하는 것이 '꼰대'다. 난 그것을  '선생질'이라고 한다. 평생  어디서든 어떤 일이든 겸손한 마음으로 배우려 한다면, 갓난아기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 그리고 그런 자세를 갖는 다면 상대도 연령 불문, 성별 불문 나에게 다가와 배우려 할 것이다. 중요한 건 학습자와 교수자 사이에 꼭 배우겠다는 열정과, 어떻게든 가르치겠다는 열정이 만날 때 진정한 배움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평행 학습의 시대. 교사와 학습자의 직위와 신분은 존재하지만 때론 그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 일상 속에서 나이불문하고 서로에게 배우며, 어린애 같은 호기심으로 끝없이 성장하고자 하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가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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