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 컨설팅을 실시하며,
먼저, 작동되지 않는 환풍기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시작합니다.
대형 건물 안에는 기계실이 있다.
기계실은 보통 지하실에 존재한다.
내가 말하는 대형 건물은 학교, 병원, 오피스텔, 10곳 이상의 상가들이 존재하는 건물 등
많은 사람들이 출입하는 건물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 참, 건물의 연식이 오래되었다면?
기계실은 건물 내에 있기보다 부지 내 기계실이 별도로 존재할 수 있다.
기계실,
뭔가 무섭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존재다.
벌레들이 있을 것도 같고,
바퀴벌레도 살 것 같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졌을 것 같은" 공간을 연상케 하는 게 당연할 수 있다.
오늘은 그런 기계실에 대하여 이야기해볼까 한다.
최근 컨설팅을 통해,
41교 학교를 방문했다.
그리고, 사람으로 치면 심장이라고 불리는
기계실을 들어갔고,
나는 건물의 심장 전문의가 되어, 컨설팅을 진행했다.
일단 기계실을 들어가는 입구는
음침하다.
거미줄도 있다.
아마도, 꽤나 출입하지 않은 느낌이다.
뭐, 당연하다. 기계실에 의무적으로 상주하지 않는 이상,
그곳은 "잊힌 공간"일 뿐이다.
하지만,
기계실은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람의 몸에 빗대어보면
혈류이동, 체온조절, 노폐물 배출... 등 과 같이
기계실은
건물 내 물 공급을 위한 펌프
화재 예방을 위한 소방펌프
침수 방지를 위한 배수펌프
물을 담는 물탱크
공기 조화를 위한 공조시스템 장비 등.
건물에 필요한 핵심 장비들이 모두 모여 있는 곳이다.
이곳을 소홀히 관리하면 어떻게 될까?
갑자기 물이 공급되지 않을 수 있다.
불이 났는데 소화전 작동이 안 될 수 있다.
물이 침수됐는데 배수펌프가 작동되지 않아 건물 지하실이 침수될 수 있다.
시원한 바람 또는 뜨거운 바람이 나오지 않아 민원이 발생한다.
그러므로,
기계실은 "잊힌 공간"이 아닌 "중요한 공간"이다.
법적으로 기계실 내 전문 인력이 상주해야 한다.라는 법은 없다.
물론, 가스 사용량에 따라서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기준이 존재하지만,
대부분 건물은 그렇지 않다.
결국, 건물을 관리하는 담당자는 "건축 설비 내용을 잘 모를 수밖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중요한 내용을 하나씩 붙잡고 알려주면
분명 효과가 있을 터,
하지만, 물리적으로 한계가 존재하므로
"잊힌 공간인 기계실"이
"꽤나 쓸모 있는 공간"이었구나 라는 인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기계실은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전공자도 작동이나 관리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
시설관리 담당을 맡은 비전공자라면?
어려움을 겪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쉬운 것부터 시작하자.
일단 모두 제쳐두고,
기계실 내 환풍기 가동을 신경 쓰자.
앞서 이야기했듯, 기계실 내에는
다양한 설비들이 설치되어 있다.
이 설비들의 취약점은 무엇일까?
바로 습이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설비들도 진화했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기차로 넘어가듯,
설비 또한 전자식으로 진화 중이다.
전자식 설비들의 취약점은
바로 습기다.
습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기계실 내 환풍기를 가동해야 한다.
컨설팅을 통해, 다양한 학교들을 방문했고
기계실의 대부분은
환풍기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가동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환풍기는 습을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쉬운 예로 집에서 샤워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샤워 도중 환풍기를 작동하지 않으면
샤워실 내부는 금세 뿌옇게 수증기가 찬다.
반대로, 환풍기를 작동하면 수증기는 없어진다.
기계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기계실에는 펌프가 설치되어 있고
물이 가득한 물탱크와
물을 이동시킬 수 있는 배관이 존재한다.
물이 있다는 것 만으로 기계실 내부에 결로 발생 확률을 증가시킨다.
여름철 시원한 콜라캔을 생각해 보자.
식탁 위에 두면 콜라캔 주변에 금세 물방울이 맺힌다.
똑같다. 기계실에서 이동하는 물은 차갑다. 그로 인해 결로가 발생한다.
결로 발생 확률을 낮추려면, 건물 내 습을 밖으로 배출시켜야 한다.
그러므로, 기계실에 설치된 환풍기를 가동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일단, 첫 시작은 환풍기 가동이다.
"잊힌 공간인 기계실"에
하루에 한 번씩 1분만 투자해
환풍기 가동을 꼭 하자고!
그게 힘들다면,
타이머 설정을 통해
환풍기를 꼭 가동하자.
그게 바로 "잊힌 공간"을
"중요한 공간"으로 인지하는 첫걸음이라고 확신한다.
작전명: 기계실의 습기를 제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