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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쨩 여행 4

by 차주도

냐쨩 여행 4


8. KINH CHAO QUY KHACH
냐짱 야시장 길거리 예술가

모벤픽 리조트에서 2박을 끝내고
냐쨩 시내로 들어와 하바나 호텔에 여장 旅裝을 풀고
여행선물을 산다며
가족들은 걸어서 야시장을 향한다.
입구와 출구가 한눈에 보이는 짧은 거리에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 表情은 한결같이 들뜨고 밝은 게
아마도 맞은편 해변가 관광객의 낭만 浪漫이
피서철의 분위기로 편승 便乘된 듯싶다.
우리나라 오일장이 열리던 재래시장의 옛 상인 商人의 여유로움보다
더 남루 襤褸하고 시커먼 냐쨩의 상인 商人들을 보면서
먹고사는 하루의 일상 日常이
결코 가볍지 않은 중량 重量의 무게가 연민 憐憫이 되어 가슴속을 파고드는데
바로 내 옆에서 작은 체구 體軀의 한 남자가 얼씬거리며 나타난다.
은빛으로 전신을 칠한 채
“기부하다"라 적힌 상자 箱子 위에 몸을 맡긴 채
말똥말똥한 눈빛은 목적 없는 창공 蒼空을 응시 凝視한 채
부동 不動의 자세로 퍼포먼스를 펼친다.
노동으로 단련된 큰 손에 긴 손톱,
근육질의 팔뚝,
닳고 닳은 발바닥이 어떤 삶이었는지 짐작하다
가벼운 털모자에 스프레이를 뿌려 뒷머리카락을 바람머리처럼 살짝 세운 모습에서
그냥 생각을 멈추고
행위 예술가로 인정하고
마음의 문을 닫는데
이 덥고 후덥지근한 날씨에 뭔 물건들을 고르는지
기다림에 지쳐 짜증이 슬슬 오르지만
내리사랑에 길들여진 아들의 모습에 감탄하며
어쩔 수 없는 품위유지를 지키는 할배는
무려 두 시간을 엉거주춤 눈치 보며
거리의 행위 예술가와 동거하는
냐쨩 야시장 인내 忍耐의 수도승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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