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소장품 전
~ 2026. 1. 11. 리움미술관
리움 미술관의 소장품 전으로 한국 근현대 미술부터 아시아와 서구 현대 미술까지 국제미술의 흐름을 아우르는 현대미술 소장품전이다.
그동안의 미공개 작품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로니 혼 <당신은 날씨다, 2부>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이 로니 혼의 작품이었다.
벽면 가득히 채운 얼굴.
날씨가 다르다. 정확히는 습도가 다른 느낌이었다. 습한 공기가 살짝 눌러 차분히 가라앉는 느낌.
날씨의 변화는 일상적인 것이다. 미묘하게든 크게 든 어제가 다르고 오늘도 다르고 내일도 다를 거고.
표정의 변화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얼굴은 그럼에도 미묘하게 다른 공기들에서 각기 다른 모습이다. 아마 일상이 그럴 것이다. 어제가 오늘과 비슷하고 오늘이 내일과 비슷할지 모르지만, 같지는 않은 것이다.
따로 공간을 만들고 크지 않은 사진을 눈높이 일렬로 채운 방. 그 안에서 미묘하게 다른 작품들을 보고 있으니 마치 거울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전혀 닮지 않았지만, 나와 눈 마주친 얼굴을 보며 가끔은 입김과 눈썹에 맺힌 성에를 보며 나도 그 날씨를 느끼고 나도 그 표정으로 들어간다.
고요히 느껴지는 그 습도 안으로 나도 들어간다.
마크 로스코 <무제> 장욱진 <무제>
나에겐 약간 조건반사가 되어 버린 마크 로스코의 작품.
로스코의 작품을 마주할 땐 그렇게 눈물이 난다.
힘들었던 어떤 여름. 그때 리움에서 로스코의 작품들을 보며 그 앞에서 그렇게 한참 눈물을 흘렸었다.
그 후론 그렇게 로스코의 그림 앞에서 눈물이 난다.
이번엔 작품 한 점이었지만, 60년대 비슷한 시기의 장욱진 작품과 나란히 걸려 있었는데 이런 조합도 괜찮았다.
바로 앞에 너무나도 임팩트 강한 <칼레의 시민>이 있어, 그 앞에서 마냥 멍 때리며 빠져 있을 순 없었지만, 그 시대의 미술이 주는 구체적인 형상으로 보다 색채로, 그 무게로 내면으로 빠져들게 함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프랭크 스텔라 <각도기 변주 VI>
두 번째 눈물 고백.
프랭크 스텔라의 작품 앞에서도 울어 봤다.
그때도 리움에서였는데, 벽면을 채운 T자형 직선 그림 앞에서 아름답기도 하고 딱 마무리되는 캔버스의 틀이 왠지 매정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랬었다.
이번 작품은 반원 모양의 밝은 색감으로 전시장에 놓인 조각작품들을 아우르는 느낌이었다.
87세로 2024년에 별세한 프랭크 스텔라는 그만큼 오랜 시간 다양한 작품을 했다.
그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회화의 본질에 대한 질문. 형태와 색을 보이는 그대로 보라 했다. 스텔라의 유명한 말 ”What you see is what you see” “보이는 것이 전부다“
그렇다. 그렇게 보이는 그림에 내 감정을 얹으며 해석하지 않고 느끼는 작품이 스텔라의 작품이다.
엄청 차가울 거 같은 그의 작품들이지만, 그 앞에서도 눈물이 난다.
프로트랙터 시리즈 (1967~71년). 제도용 반원자(protactor)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시기로 형광색, 메탈릭 색상이 폭발하 듯 펼쳐지는 시기이다.
이번 전시에선 이 시기의 프랭크 스텔라를 만났다.
자코메티, 이우환, 로댕, 솔 르윗 등
정말 유명한 작가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았고, 전에 리움에서 만났던 작품들과 또 달라 정말 괜찮은 전시, 놓치면 아쉬울 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