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주리 오르세 미술관 특별전

세잔, 르누아르

by 얕은

오랑주리 오르세 미술관 특별전 ; 세잔, 르누아르

~ 2026. 1. 25.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이번 전시는 세잔과 르누아르의 작품만으로 구성된 전시이다.

전시 끄트머리에 피카소의 작품들도 있긴 했으나 두 작가에게 받은 영향 정도만 표현된 작품이 있다.


사람과 일상의 따뜻한 순간을 밝은 색채로 담아낸 르누아르.

자연의 본질을 집요하게 탐구하며, 회화의 새로운 질서와 시선을 불어넣은 세잔.

인상주의를 각기 다른 스타일로 표현한 작가의 작품들을 즐길 수 있는 전시이다.


- 사진촬영이 안 되는 전시이다.





인상주의는 언제나 인기이지만, 특히 요즘 큰 전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유난히 인상주의 전시 치우침에 좀 불만스럽기도 하지만, 또 직접 작품을 봤을 때의 감동도 남다른 게 인상주의 작품이라 전시장으로 향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세잔과 르누아르 두 작가에게만 집중한 전시라 좋았다.


르누아르는 다작을 하여 작품들을 워낙 여러 주제의 전시들에서도 다양하게 봐 왔지만 모여 있을 때의 집중도는 또 다르다.

정말 머릿속 이미지에서 떠오르는 따스하고 행복하고 편안한 모습이 그대로 표현되는 그림이 르누아르의 그림인 거 같다.


이번 전시에선 어릴 적 피아노 책에서 꼭 봤던 <피아노 치는 소녀들>도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또 다른 색감으로 <피아노 치는 소녀들> 볼 수 있다.-

전시장에 따로 반원의 무대를 만들어 살짝 떨어져 보는 이 작품은 보고 있으면 그대로 어릴 적 피아노 학원에서 피아노 치고 연습중간 친구들과 놀던 그때, 유명한 피아니스트의 초상화가 있던 책들과 메트로뇸 소리가 들리던 그때로 돌아가 살짝 눈물도 났다.


르누아르 그림 특유의 따스함은 겨울 풍경을 보면서도 느껴졌다. <눈 내린 풍경>은 그저 일상적인 마을 어귀의 풍경이다. 흰색보다 푸른 색감이 많이 그림자로 드리워져 있음에도 차가운 겨울 공기 아래 왠지 모를 포근함도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어찌 보면 르누아르의 작품이 좀 예쁘기만 한 작품 같지만, 르누아르의 정물화를 실제 볼 때는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그 색감, 온갖 색을 빛으로 다 흡수해 그대로 표현된 그 색감에 그렇게 넋을 놓고 보게 된다.

그래서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은 특히 인쇄본이 아니라 직접 보고 그 풍부한 색과 빛을 느껴야 한다.






세잔은 솔직히 나이들 수록 점점 좋아지는 화가이다. 한참 미술사에서 언급된 세잔을 배울 땐 현대미술로 넘어올 때 매우 중요한 사람, 끝까지 파고들어 연구한 이미지만 강했었다. 근데 내가 점점 나이가 들면서 그의 풍경화를 보면 단단한 안정감이 편안히 느껴지면서 차분히 빠져들어 좋다.


<붉은 바위>는 전면 오른쪽을 비스듬히 차지한 오렌지빛 갈색의 단단하면서도 묵직한 바위와 그에 대비되는 연노랑, 초록의 화사한 색감의 나무들, 그리고 그 둘을 중재하는 푸른 하늘의 작품이다.

세잔의 무게감 있는 풍경들과 살짝 다른 경쾌함으로 매우 인상적이었다.


전시 소개 이미지에도 있는 <푸른 꽃병 속의 꽃>은 오른쪽 주변부를 거칠게 지워 내 여백을 만들고 살짝 왼쪽으로 치우치게 꽃병을 그린 작품인데 그 치우침이 오히려 완벽한 화면 구성을 만들어냈다.

그래서 전시장 패널에 옆 여백이 잘린 이미지는 그냥 평범한 예쁜 꽃이 담긴 꽃병 정물화로 보여 약간 아쉽다.

30x23cm의 크지 않은 그림이지만 화려하지 않은 색감에 꽉 차 있으면서 동시에 비워 낸 화면은 세잔의 사과에서 느꼈던 완벽함을 조금 색다르게 연상시킨다.



너무나 잘 아는 작가들, 그래서 어떤 전시 땐 그리 깊이 있게 보지 않고 슬쩍 봤었던 적도 있는데, 딱 두 작가의 적지 않은 수의 작품들만 모아 놓으니 집중하기 좋았고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