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더 원더 (8) : JYP의 뒷모습
읽는 영화_시나리오
용어 설명
V.O.(보이스 오버) : 연기자나 해설자 등이 화면에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대사나 해설 등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디졸브 : 앞 장면이 서서히 사라지고 다른 장면이 서서히 나타나는것.
CUT TO(컷 투) : 시간경과
“본 이야기는 역사 속의 사건과 인물들을 극적으로 각색한 것으로서 몇몇 장면들은 지극히 허구적인 추측과 요약에 바탕을 두었습니다.”
106. 실내/영화촬영장/낮
잠옷 차림의 진영이 화장실 문에 바싹 붙어 열려고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는다.
진영
Please…… (제발 열려라……)
카메라 뒤로 물러나면, 진영을 찍고 있는 카메라가 보이면서 현재 있는 곳이 영화촬영장이란게 드러나게 된다.
이후 감독이 컷하면, 진영의 연기를 뒤에서 지켜보던 원더걸스 멤버들의 웃음이 터진다.
진영
아 왜 웃어!
그럼에도 멤버들은 계속 웃는다.
진영
(간절한 표정으로) I’ll do it one more time. (한번만 더할게요.)
원더걸스
(단체로 항의하듯이) 에이~
그래도 진영은 꿋꿋이 연기를 이어간다. 그 모습을 보며 멤버들은 웃음을 참는다.
107. 실내/진영의 집/저녁
원더걸스 멤버들이 식탁에 앉아있다. 뒤이어 진영이 접시에 담긴 음식들을 내오고, 모두 박수를 친다.
진영
(웃으며) 맛있게 먹어.
CUT TO:
멤버들은 행복한 표정으로 음식을 즐긴다. 매우 맛있는지 절로 탄성이 나온다.
CUT TO:
저녁식사는 거의 마무리되고, 진영과 멤버들은 부엌에 있는 TV를 본다. ‘라디오스타’ 방송이다.
TV 속 선예
저희 영화에도 출연하셨어요.
TV 속 MC 구라
거기서도 그짓을 했군요.
TV 속 사람들, TV를 보는 멤버들과 진영, 다같이 웃는다.
TV 속 예은
근데 연기연습을 안 해오신 거예요!
TV 속 MC 구라
뭐라고 해야 돼요!
진영
말이 심하네!
TV를 보던 진영이 한마디 하자, 멤버들이 웃음을 쿡, 하고 참는다.
TV 속 예은
(웃으며) 저희한테는 대본 달달달 외우고 남의 대사까지 외우고 막 눈 감으면 막 튀어나올 정도로 하라고 해놓고……
TV 속 MC 구라
그러고 자기가 안 해온 거예요?
TV 속 예은
네 안 해오신 거예요!
TV 속 MC 구라
그거 혼나야 돼요.
또 다같이 웃는다. 그리고 진영이 장난스럽게 툴툴댄다.
진영
그냥 뒷담을 까!
유빈
뒷담 깐거죠. 근데 그게 공개가 돼가지고……
유빈은 웃음이 터지고, 뒤이어 모두들 웃는다.
108. 실내/진영의 집/저녁
소희와 선예는 설거지를 하며 대화를 나눈다.
소희
언니 오늘 방송 몇시에 하지?
유빈
음……11시.
소희
잘 나오면 좋겠다.
선예
응.
선예는 대답하며 다 씻은 접시 하나를 내려놓는다. 접시가 긁혀 날카로운 소리가 들린다.
109. 실내/진영의 집/밤
진영의 집 거실. 소파 위에 진영과 멤버들이 있다. 진영은 중간, 소희와 선예가 왼쪽, 나머지 멤버들이 오른쪽이다. 특히 소희와 선예는 서로의 손을 맞잡고 간절한 얼굴로 TV를 보고 있다. 진영과 나머지 멤버들 역시 긴장한 얼굴이다.
혜림
나온다!
TV 속 선예
사실은……제가 이 자리를 빌어서……
110. 실내/예능촬영장/저녁
TV화면 안으로 들어가듯 장소가 전환된다. 장면 109에서 멤버들과 진영이 보고 있는 방송의 실제 촬영날이다.
선예
(조금은 긴장한 얼굴로) 몇 개월 전에……만나게 된 분이 있어요.
여기저기서 술렁이는 소리가 들린다. 주변 패널들은 “진짜요?” 하며 연이어 물어보고, 어떤 이들은 박수를 친다.
조금 술렁임이 잦아들고,
선예
인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를 전적으로 지원한다……라고 박진영 PD님이 말씀해주셨어요……
111. 실내/진영의 집/저녁
선예의 열애 고백 장면을 보고 있는 진영과 멤버들. 그들의 뒷모습만 봐도 긴장돼 보인다.
그리고 진영의 얼굴이 보인다. 복잡한 표정이다. 애써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슬퍼 보이기도 한다.
112. 실내/예능촬영장/저녁
선예
그래서 제가 용기를 내서 함께, 얘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MC
일단 축하드립니다.
사람들은 다시 박수를 친다. 그리고 차례로 보이는 원더걸스 멤버들의 얼굴들. 조금은 무거워 보인다.
MC
걸그룹 분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기가 쉽지가 않은데, 예……
패널 1
아니 아까는 연애금지령 풀렸다고 남자들 마음을 활짝 열리게 해놓고 다시 확 닫아놓으셨잖아요, 지금.
웃는 사람들. 원더걸스 멤버들도 애써 웃는다.
선예
(자신을 제외한 멤버들을 가리키며) 나머지 네 명이 있으니까……
MC
자 그러면 이제 원더걸스 분들이……
113. 실내/진영의 집/저녁
다시 TV화면으로 바뀐다.
TV 속 MC
네 분만 남으신거죠!
그리고 우스꽝스럽게 아래로 보이는 자막, “아직 네 분은 연애 가능합니다!”
TV 속 MC
자 이제 선예씨는 안됩니다. 여러분!
TV 속 분위기는 유쾌하지만 그걸 보는 진영과 멤버들은 그렇지 못하다.
선예
(체념하듯이) 아……저렇게 나왔구나.
소희는 선예의 손을 꼭 잡아준다. 그리고 진영은 선예의 어깨를 두드려준다. 나머지 멤버들은 걱정스레 쳐다본다.
진영
너만 괜찮으면 돼.
선예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진영의 어깨에 기대 울음을 터뜨린다.
진영
괜찮아?
선예는 고개를 조심스럽게 끄덕인다. 그러자 멤버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선예를 둘러싸고 원을 형성한다. 선예는 울다 말고 그들을 본다.
예은
이제 그만 울어!
그들은 웃으며 서로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진영도 웃으며 동작을 따라하고, 마지막으로 선예가 손을 올린다.
다같이
(구호에 맞춰 몸을 수그렸다 펴며) 원더, 원더, 파이팅!
이후 서로의 어깨에서 손을 떼고 박수를 친다. 진영은 멤버들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그의 뒷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쓸쓸해보인다……
114. 실외/영화 시사회 포토월/저녁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포토월 앞에 서면, 플래시 세례가 터진다. 진영과 원더걸스 멤버들 역시 포토월 앞에 등장한다.
115. 실외/영화 시사회/저녁
야외극장. 큰 스크린 앞에 의자들이 마련돼 있으며 수많은 사람들 틈에 진영이 앉아있다. 누군가 그의 등을 손으로 두 번 치고, 진영은 뒤돌아본다.
외국인
What is next plan? (다음 계획이 있나요?)
외국인은 기자로 보인다. 그는 메모장을 들고 무언가를 적을 준비를 한다.
진영
(조금 뜸을 들이다) ……I don’t know (……모르겠네요.)
진영은 대답하고 뒤돌아 다시 앞을 본다. 이윽고 야외극장의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된다. 관객들은 환호성을 내지르고 박수를 치며 영화를 맞이한다.
카메라는 천천히 거대한 스크린으로 다가가고……
116. 실외/그리스 관광지/낮
화창한 날씨. 그리스 석조 건축물이 보이며, 마치 이전 장면의 영화 스크린에서 그대로 이어진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소희가 등장한다. 그녀는 포즈를 취하고 찰칵하는 소리가 들린다. 사진을 찍은 이는 유빈이다.
소희
잘 나왔어?
유빈
(웃으며) 나 못 믿어?
소희
믿지!
그리고 둘은 팔짱을 끼고 걸어간다.
117. 원더걸스 그리스 여행 몽타주
원더걸스 멤버들이 그리스 곳곳을 다니며 여행한다. 호텔에서 바라본 그리스 주택들과 거리가 보인다.
뒤이어 멤버들은 아테네 신전 역시 여행하고, 해변을 거닐기도 한다. 모두들 상당히 신나보인다.
118. 실내/공연장/저녁
그리스 스페셜 올림픽 폐막식 공연. 원더걸스 멤버들과 한복을 입은 백댄서들이 무대에 오른다. 뒤이어 흐르는 현대적으로 편곡한 아리랑. 초롱과 상모를 이용한 퍼포먼스가 펼쳐지고, 수많은 관객들은 환호한다.
119. 실외/영화 시사회/밤
진영은 깜짝 놀라 잠에서 깬다. 그는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열렬하게 박수를 치는 관객들을 발견한다. 영화가 끝난 것이다.
소희
(놀리는 어조) 잘 주무셨어요?
진영
(당황하여) 아니 나는 여러 번 봤으니까……벌써 이게 열 번째인가……
소희
네, 네.
소희 역시 관객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곧 진영도 기쁜 얼굴로 동참한다.
120. 실내/카페/낮
소희와 진영이 카페에 앉아있다. 창밖으로는 고등학교 하나가 보이고, 소희는 유심히 본다. 교문 앞에서 한 교복입은 소녀가 손을 흔들며 친구들과 멀어진다.
이후 소희는 고개를 돌려 결심한 듯 진영을 본다.
진영
(괜찮으니 얼른 말하라는 듯) 응.
소희
(한번 목을 가듬고) 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진영, 놀란다. 하지만 침착하게 얘기한다.
진영
그래, 예상은 했다만……
진영은 커피를 마시며 잠깐 뜸을 들인다. 마음을 정리하는 듯하다.
진영
너가 뭐를 하든, 항상 말하지만! 응원할게 소희야.
소희
감사해요 PD님.
둘은 함께 음료를 홀짝인다. 그리고 원더걸스의 곡 ‘Like This’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121. 실내/‘데프스타’(DefSTAR) 회사 건물 내부/낮
‘Like This’는 계속해서 흐른다.
진영과 마케팅 매니저는 입구에서 직원을 따라 이동한다. 그들은 일본어로 대화한다. 그리고 지나가며 보이는, 복도에 걸린 TV로는 원더걸스의 ‘Like This’ 뮤직비디오가 나오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 진영은 여유롭게 피식 웃는다.
진영과 마케팅 매니저는 직원에 안내에 따라 복도를 걷는다. 그리고 어느 사무실에 들어서고, 문이 닫힘과 동시에 ‘Like This’는 끝이 난다.
122. 실내/소니 데프스타 사무실/낮
데프스타 관계자
(아직은 미숙한 발음이지만 최대한 바르게) 감사합니다.
진영과 관계자는 웃으며 꽤 오랫동안 악수한다. 마케팅 매니저는 그 모습을 보며 미소짓는다.
123. 실내/‘데프스타’(DefSTAR) 회사 건물 내부/낮
진영과 마케팅 매니저는 웃으며 사무실에서 나온다.
마케팅 매니저
이제 소니랑도 일하네요.
진영
미국보단 쉽겠지.
마케팅 매니저는 진영의 말에 웃음이 터진다. 그리고 다시 원더걸스의 ‘Like This’가 흘러나오며 진영과 마케팅 매니저는 일본 도심 사이로 유유히 걸어간다.
124. 실내/결혼식장/낮
음악에 맞춰 입장하는 신랑 신부의 뒷모습이 보인다. 양옆으로 환호하는 수많은 하객들도 보인다.
신부는 선예, 신랑은 제임스다. 둘은 입장하며 서로를 보고 웃는다.
125. 실내/결혼식장/낮
양가 부모님이 나와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이다. 제임스의 아버지가 편지를 낭독할 때 선예는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만다. 제임스는 소리없이 우는 그녀를 달래며 눈물을 조심스레 닦아준다.
126. 실내/결혼식장/낮
신나는 음악이 나오며 선예와 제임스가 춤을 춘다. 하객들은 웃으며 환호한다. 진영은 손으로 이마를 짚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만 그래도 기뻐보인다.
127. 실내/결혼식장/낮
신랑 신부와 가까운 지인들이 모여 사진을 찍으려 한다. 중앙에 제임스와 함께 서있던 선예는 걸어오는 진영을 부른다.
선예
PD님!
그리고 선예는 제임스 옆 빈자리를 가리킨다.
진영
어? 어!
진영은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제임스 옆에 가서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포즈를 취하자 들리는 찰칵 소리.
화면은 정지되어 사진처럼 보이고, 천천히 페이드 아웃된다.
128. 실외/평창돔/저녁
환하게 빛을 내뿜는 평창돔이 보인다. 사람들의 환호성 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그리고 카메라는 평창돔 쪽으로 천천히 다가가고……
129. 실내/평창돔 내부/저녁
올림픽기와 태극기가 나란히 걸린 평창돔 내부. 공연장이 마련돼있고 원더걸스 멤버들이 무대에 오른다. 그러자 관중석에 앉은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환호성이 들린다.
선예
We are…… (저희는……)
원더걸스
Wonder Girls! (원더걸스예요!)
관중석에서 우렁찬 함성 소리가 들린다. 멤버들은 행복해 보인다.
왼쪽부터 소희, 혜림, 선예, 예은, 유빈은 차례대로 서서 준비자세를 취한다.
유빈
The first song we're going to sing is……‘Tell Me’! (첫 번째로 들려드릴 곡은 ‘Tell Me’입니다!)
그리고 바로 암전, 천천히 나타나는 자막.
“평창 동계 스페셜 올림픽 폐막식 공연은 선예와 소희가 원더걸스 멤버로서 펼친 마지막 무대였다.”
130. 실외/배 위/낮
천천히 페이드 인.
실제 방송(수요기획 “특별한 도전, 박진영의 뉴욕 스토리” (2007.04.11. 방송))의 한 장면이다. 허드슨 강 위에서 배가 이동하고, 강 너머로는 고층 빌딩들이 보인다.
실제 진영은 장면 24에서 그랬던 것처럼 선박 위에 서서 자유의 여신상을 바라보고, 이후 카메라를 보며 말한다.
진영 (실존인물)
저 수많은 건물들 중에 이제 저희 건물이, 있으니까. 꽤 많이 온 거죠. 근데 그 건물이 맨해튼에서 가장 작은 건물이니까, 앞으로 갈 길이 또 먼 거고, 딱 그 위치인 것 같아요.
CUT TO:
진영 (실존인물)
어떤 아시아 작곡가도 못 온 위치까지 일단 와본 거니까. 그 다음 후배가 더 멀리가겠죠.
이후 그의 얼굴에서 화면이 정지하고, 페이드 아웃된다.
131. 검은 화면
이후 검은 화면. 원더걸스 ‘Girls Girls’가 흐르며 자막이 순차적으로 나온다.
“진영은 프로듀서이자 가수로서 여전한 현역이다. 최근에는 그가 프로듀싱한 그룹 트와이스가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선예는 현재 세 아이의 어머니, 뮤지컬 가수이자 교수이다.”
“선미는 이후 팀으로 복귀해 원더걸스의 마지막 전성기를 함께했다. 그녀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솔로 아티스트 중 하나이다.”
“예은은 뛰어난 작사작곡 실력으로 음악계의 인정을 받았다.”
“소희는 배우로서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유빈은 솔로 아티스트 활동에서 멈추지 않고 기획사를 설립하여 대표가 되었다.”
“혜림은 다양한 방송에서 두각을 보이며 책을 출간하는 등 작가로도 데뷔하였다.”
“원더걸스는 2017년 해체됐고, 지금 진영과 계약상태인 멤버는 단 한 명도 없다.”
“그러나 그들은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서로에 대한 애정을 유지중이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