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영화_시나리오
용어 설명
V.O.(보이스 오버) : 연기자나 해설자 등이 화면에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대사나 해설 등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디졸브 : 앞 장면이 서서히 사라지고 다른 장면이 서서히 나타나는것.
CUT TO(컷 투) : 시간경과
“본 이야기는 역사 속의 사건과 인물들을 극적으로 각색한 것으로서 몇몇 장면들은 지극히 허구적인 추측과 요약에 바탕을 두었습니다.”
투 더 원더_기획안
1. 작품 제목
<투 더 원더>
2. 기획의도
내게 있어 대한민국의 걸그룹 원더걸스의 미국도전기는 하나의 신화처럼 느껴진다. 다양한 관점의 해석이 가능할 정도로 입체적인 것이 그 이유이다. 먼저, 이익과 손실을 따지는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그들의 미국 진출은 ‘실패’가 확실하다. 그러나 원더걸스가 케이팝 발전의 근간을 제공했다는 최근(2018년) 빌보드지의 재조명은 이러한 생각을 꺾게 만든다. 즉 그들의 도전을 단순한 실패로 보기에는 힘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성장담을 통해 도전과 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이것은 성공 직전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이다. “약간의 적을 만들지 않고서는 5억 명의 친구를 얻지 못한다.”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이는 영화 <소셜 네트워크>의 포스터 문구이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영화 속 주인공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이 창립한 회사 페이스북의 성공을 위해 친구와 애인 등 가까운 사람들을 적으로 만들어버렸다. (인용한 문장에서 ‘약간의 적’은 친구와 애인이고, ‘5억 명의 친구’는 페이스북 이용자 수다.) 마크가 만약 페이스북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친구와 애인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외톨이가 되는 비참한 결과는 없지 않았을까? 나의 이야기, <투 더 원더>는 <소셜 네트워크> 혹은 마크 저커버그의 반대편에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 ‘진영’은 마크와 달리 성공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주위 사람들을 챙기는 선택을 한다. 나는 그를 통해 진정한 성공이란 무엇인지 묻고 싶었다.
더불어 원더걸스의 성장담은 여성주의적 텍스트로 해석될 여지를 준다. (비록 주인공 진영이 타파해야 할 가부장적 남성은 아니지만) 이야기 속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중년 남성이었던 그가 원더걸스 멤버들을 독립시키며 얻는 깨달음은, 자립적 존재가 되고자 한 젊은 여성들(원더걸스 멤버들)의 성장으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독립된 자아를 가지고 사회로 나아가는 이야기는 여성 서사를 필요로하는 현시점 한국 미디어계가 주목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걸그룹이 지배하는 2020년대 한국 음악 시장에서 그들을 소재로 하는 극영화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언제나 내게 아쉬움을 줬었다. 매일같이 나오는 다큐멘터리나 웹예능은 내 가슴 속의 불을 완전히 지피지 못했으며, 이와 같이 느끼는 팬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안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이야기를 쓰기로 했다.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대중적이고 열정적인 전기(傳記)를.
3. 주요내용
(1) 주제: 진정한 성공이란 무엇인가?
(2) 배경: 2008년 ~ 2013년 사이의 대한민국과 미국.
(3) 로그라인: 케이팝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포부를 가진 진영. 자신이 프로듀싱한 그룹 원더걸스를 데리고 미국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4) 등장인물
*주요인물
진영: 진영의 열정은 아무도 말릴 수 없다. 그는 진취적이고, 한편으로는 섬세하다. 그러나 그에게는 독불장군같은 면모도 있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원더걸스의 미국진출을 추진한다. 뒤따라오는 부작용은 미처 생각지 못한채...
선예: 모범생적이고, 팔방미인에, 진영이 가장 신뢰하는 원더걸스 멤버이다. 그러나 그녀에겐 크나큰 아픔이 있는데...
선미: 아이돌의 정석같은 실력파 멤버이지만, 예민하고 여린 기질이 있다. 진영이 가장 걱정하는 멤버.
예은: 조용조용한 원더걸스 멤버들 사이에서 가장 목소리가 큰 멤버. 그만큼 시원시원하고, 털털하다. 그나마 진영에게 반항이란 걸 하는 인물이다.
소희: 무표정의 매력을 가졌으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성숙함을 지녔다. 또한 그녀는 남몰래 마음 속에 꿈 하나를 간직하고 살아왔다.
유빈: 원더걸스의 맏언니. 평소엔 조용히 지내지만 가끔 빵 터트리는 유머감각을 지녔다.
혜림: 선미가 탈퇴하고 대체자로 들어온 멤버. 늦게 합류하여 정착하는 데 꽤 어려움을 겪지만 그래도 묵묵히 견뎌낸다.
*이외 인물들
마케팅 매니저: 진영의 회사 ‘JYP’에 소속된 마케팅 매니저. 원더걸스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그녀는 원더걸스가 미국으로 진출할 때 따라간 스태프들의 대표격인 인물이다.
회장: 진영은 원더걸스의 음반을 일반 음반가게가 아닌 의류매장에서 판매하려고 하는데, 그러려면 이 ‘회장’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회장은 미국에 수많은 매장을 보유한 부자이다. 그를 만나려면 승차권인 4000만원인 비행기를 타고 가야한다.
*카메오
시혁: 진영을 돕는 동료 프로듀서.
태연: 원더걸스의 라이벌 그룹 ‘소녀시대’의 인기 멤버. 여기서 그녀는 원더걸스가 출연하는 예능의 MC로 나온다.
호동: 원더걸스가 출연하는 예능의 MC로 나온다.
(4) 시놉시스
*편의를 위해 챕터별로 정리함.
챕터 1. 박진영과 JYP
진영은 미국 레코드사에 손님으로 와있다. 그는 회의실에서 홀로 기다리며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을 전하는 뉴스를 보고 있다. 하지만 약속은 깨진다. 상대가 오지 않은 것이다. 대신 사과하는 비서에게 진영은 예상했다며 능청스레 대처한다.
그리고 진영은 동료 프로듀서 시혁과 한국의 작업실에서 곡작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집중 못하는 모습이다. 그는 미국 진출에 정신이 팔려있다. 시혁은 그에게 미국진출의 꿈은 접으라고 충고한다.
진영은 계속해서 갈등한다. 직접 프로듀싱한 그룹 원더걸스를 미국으로 보내야 할까? 그들은 이미 한국에서 충분히 인기가 있는데…
그러던 중 갑자기 미국의 유명 연예 블로그에 원더걸스의 뮤직비디오가 올라온다. 무려 미국의 연예 사이트가 주목한 것이다! 이에 진영은 흥분한다. 결국 그는 미국 진출을 결심하고, 이 소식을 원더걸스 멤버들에게 전한다. 선예, 예은, 선미, 소희, 유빈에게…
그리고 모든 멤버들이 찬성한다. 그렇게 맨땅에 헤딩 같은 도전이 시작되고.
챕터 2. 아메리칸 드림
원더걸스의 미국 진출은 성급한 판단일까, 새로운 도전일까. 그들에 대한 각종 기사가 나오는 도중에 진영은 계속해서 미국진출을 추진한다.
먼저 멤버들이 한국에서의 삶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진영은 리더 선예와 함께 그녀의 병든 아버지께 인사를 드리고, 선미가 남동생 둘과 작별인사를 하는 걸 지켜본다. 이후 원더걸스의 첫 단독공연을 마치고, 공연이 마치자마자 바로 짐을 싸고 출국한다. 드디어 미국으로 간 것이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할 게 없다. 원더걸스 멤버들이 할 수 있는 건 진영이 계약을 따내기 전까지 노래와 춤을 연습하는 것뿐이다.
그리고 드디어 계약을 따낸 진영. 그는 원더걸스 멤버들에게 ‘10대들의 비틀즈’, 조나스 브라더스와 오프닝 공연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전한다.
챕터 3. Restarted From The Bottom (맨 밑에서, 재시작)
진영은 멤버들에게 투어버스를 소개한다. 매우 열악한 환경의 숙소이자 이동수단이지만, 앞으로 그들은 그걸 타고 조나스 브라더스와 함께 전미투어를 다녀야 한다. 오프닝 게스트로서 말이다.
미국 관객들은 원더걸스를 전혀 알지 못한다. 반응은 처참하다. 오프닝 공연의 호응은 저조하고, 싸인회 때 그들에게 싸인을 받으려는 이들도 없다. 심지어 진영은 더 나은 호응을 위해 공연시작 전 관객들에게 원더걸스 안무를 가르치는 시간을 가지면 안 되는지 조나스 브라더스의 아버지이자 매니저에게 건의하지만, 거절당한다. 그래서 진영은 결심한다. 공연 시작 전, 직접 발로 뛰며 홍보해야겠다고 말이다.
이후 진영은 전단지를 돌리고 원더걸스 멤버들은 대기하는 관객들 틈에서 돌아다니며 자신들을 소개하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제의한다.
하지만 여전히 반응은 안 좋다. 그들에게 인종차별을 가하는 관객도 있고, 작은 호응은 여전하다.
전환점은 그 뒤에 이뤄진다. 멤버들은 그동안의 수모를 겪고 더욱 단단해졌다. 그들은 마이크가 세팅돼 있지 않은 무대 사고에서, 마이크가 준비되기 전까지 관객들에게 안무를 가르치는 초강수를 둔다. 그리고 이는 성공한다. 그들은 더 큰 호응과 조나스 브라더스와의 더 많은 계약을 얻게 된다. 이제 원더걸스는 몇 십번의 공연을 하며 미국 전역에 자신들을 알릴 기회를 얻게 된다.
챕터 4. 숨겨진 고통
분명 기회도 얻었고 미국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데, 무언가 부족하다. 그것은 바로 ‘위치’다. 진영은 자신의 팬이라고 말하는 미국팬 앞에서 전단지를 돌려야 하는 상황에 여전히 처해있고, 조나스 브라더스 투어 팀에서 원더걸스는 여전히 서열 꼴찌다. 멕시코로 가는 공연 전 공항에 제일 먼저 도착했지만, 다른 팀이 오기 전까지 원더걸스 팀은 비행기에 타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물론 원더걸스 멤버들은 이 모든 상황들(낮은 위치)을 묵묵히 버티지만, 진영은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고민하고…
그는 빌보드를 노리기로 결심한다. 그러려면 레코드 가게에서의 판매와 같이, 흔한 방법으로는 안 된다. 그는 원더걸스 음악을 가장 많이 소비할 트윈세대(틴에이저와 어린이 사이에 낀 세대)들이 자주 가는 의류매장에서 CD를 팔기로 결심한다. 그러려면 의류 회사의 회장과 계약을 해야 한다.
그러나 회장은 너무 거물이다. 그는 미국에 여러 의류매장을 둔 부자이며, 계약하고 싶다면 자신이 제공한 비행기를 타고 자기 집으로 직접 오라는 말까지 한다. 게다가 비행기도 공짜가 아니다. 승차권이 4000만원이다! 그래도 진영은 승낙한다.
허나 막상 회장의 집에 가자, 후회한다. 그는 지금까지 자세를 너무 많이 낮췄고, 자존심의 상처를 입었다. 한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프로듀서이자 기획사 사장인데, 빌보드 순위 때문에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다.
그래서 그는 회장의 제안을 거절하려 하는데, 원더걸스 멤버들이 막는다. 여기까지 왔는데 돌아갈 순 없다고 말이다. 결국 원더걸스 멤버들은 회장이 식사하는 동안 부엌에서 노바디 춤을 추며 재롱 아닌 재롱을 떨고, 계약은 성사된다.
그 후 원더걸스는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76위를 달성하고, 각종 방송에 나오며 승승장구하게 된다.
챕터 5. So far…
진영과 원더걸스 멤버들은 한국으로 잠시 돌아와 빌보드 관련 기자회견을 연다. 그리고 이때 선미가 갑자기 눈물을 흘린다. 그동안 참았던 슬픔이 한꺼번에 밀려온 것이다.
그리고 선미가 연습 도중 발목을 접지르는 일이 발생하는데, 병원을 가보니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가 원래 가지고 있던 병 무지외반증이 더 심해진 것이다. 선미는 이제 하이힐을 신지 못하며, 심지어 난이도 높은 안무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후 진영은 우울해 있는 선미를 달래보지만, 그녀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살인적인 스케줄의 미국 활동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원더걸스는 바빠지고, 그들이 성취한 업적도 점점 쌓여가지만, 선미는 지쳤다. 결국 그녀는 탈퇴한다.
이후 진영은 새 멤버 ‘혜림’을 영입하고, 한국활동을 위해 귀국한다. 그리고 반응은 좋지 못하다. 진영은 원더걸스 멤버들을 혹사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새멤버 혜림은 환영받지 못한다. 심지어 원더걸스가 한국 활동을 안 한 동안 라이벌 그룹 ‘소녀시대’가 한국 가요계에서 한 자리를 차지한 상태다. 진영은 잃은 것이 너무 많다는 걸 깨닫는다. 처음에 기대한 건 이게 아니었는데…
챕터 6. 인고의 시간
진영은 한 기자와 인터뷰를 갖는다. 기자는 진영에게 원더걸스 혹사 의혹에 관해 묻는다. 진영은 그런 일은 전혀 없다 주장한다. 비록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하지만…
이후 원더걸스는 전미투어를 진행하게 된다. 애틀랜타, 뉴욕, 시카고, 휴스턴…멤버들은 열심히 무대를 이어가지만 무언가 불안하다. 그리고 안좋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리더인 선예의 아버지의 병세가 더욱 악화된 것이다. 그녀는 병든 아버지를 멀리 두고 미국에서 활동해야 하는 처지다.
결국 선예의 아버지는 사망하고, 투어는 잠시 중단되어 진영을 포함한 원더걸스 멤버들은 한국에서 선예 부의 장례식에 참여하게 된다. 한편 기자들은 선예의 슬픔을 전혀 모르는 듯 찾아와 사진을 찍어댄다.
이러한 정신적인 위기 속에서, 선예는 놀랍게도 진영에게 투어는 언제 재개하는지 묻는다. 예은은 그녀가 자기 마음 상태를 잘 모르고, 그저 피해주기 싫어서 하는 말이라고 진영에게 말하지만 진영은 그저 지켜보자고 할 뿐이다.
결국 선예를 데리고 투어는 다시 재개된다. 무대 위 선예의 얼굴은 차갑다. 그녀는 기계적으로 무대를 이어간다. 무대에서 내려온 그녀는 애써 웃어보지만, 너무나 슬퍼보인다. 이후 하와이에서 공연을 하게 되고, 하와이의 풍경은 슬픈 상황과 달리 하염없이 아름답다.
그리고 선예는 휴가날 지진이 크게 난 아이티로 봉사를 가기로 마음먹는다. 진영은 그녀가 이제 괜찮아졌는지 알 수 없지만, 잠시 자리를 비우겠다는 그녀를 막지 못한다. 그렇게 리더가 없는 자리에서 공허함이 진영과 원더걸스 멤버들 사이에서 맴돌고, 소희가 나지막이 말한다. “이제 뭐하죠…”
챕터 7. 허무 속에서 피는 꽃
진영은 잠시 한국으로 떠난다. 그는 비행기에서도 곡작업에 열중할 정도로 열심이다. 이후 그가 동국대까지 가서 만난 사람은, 바로 선미다. 이제 발 상태도 많이 호전된 그녀에게, 진영은 돌아오고 싶을 때 언제든지 돌아오라고 하지만 선미는 지금이 좋다고 말할 뿐이다.
이후 다시 미국. 진영은 계속해서 곡작업을 이어가는데, 그것은 원더걸스의 곡 ‘Be My Baby’다. 그는 미국의 유명 안무가와 스타일리스트까지 대동해 작업을 이어간다. 게다가 열중하느라 예은의 도움요청도 못 들어준다.
예은은 새로 준비하는 원더걸스 앨범에 수록될 곡 관련해서 자문을 구하려 했던 것인데, 진영이 바빠 도와주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원더걸스 멤버들은 이제 스스로 작업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후 앨범작업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앨범아트 촬영을 마치고, 진영은 새로 제작한 타이틀곡의 뮤직비디오를 스태프들이 평가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하지만 반응은 그리 좋지 못하다. 진영은 이후 평가결과를 예은에게 전하고, 곡작업에 열심히 참여한 예은은 망연자실한다. 감정이 복받친 그녀는 그동안의 씩씩한 모습과 달리 펑펑 울면서 말한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이다. 더불어 빌보드 진입 이후 지지부진한 성과를 지적하며, 미국활동을 언제까지 붙잡고 있을 거냐는 말도 한다. 이에 진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그리고 며칠 뒤, 진영에게 선예와 그녀의 애인이 찾아오고 행복한 그들의 모습을 보며 진영은 무언가를 느낀다.
챕터 8. JYP의 뒷모습
진영은 소희와 함께 영화를 보며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영화를 보는 진영과 소희의 관점이 다르고, (진영은 영화 속 가수에, 소희는 영화 속 배우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진영은 소희의 예상치 못한 진지한 모습에 조금 놀란다. 다음 날 진영은 혜림과의 시간 역시 가지는데, 그녀의 밝은 모습에 그 역시 즐거워한다.
그리고 진영은 회의실에 원더걸스 멤버들을 불러모은다. 그는 미국 활동의 실패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한국에서 다시 활동하자 말한다. 이에 멤버들은 시원섭섭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그동안의 고생이 생각나 감정이 복받친다.
원더걸스는 한국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 게다가 선예는 한 토크쇼에서 열애 사실 역시 밝힌다. 아이돌로서는 파격적인 결정이었기에, 자신 있게 공개했음에도 그 사실이 방송되자 슬퍼한다. 그러자 예은은 더 이상 울지 말라며 선예를 위로하고, 진영과 다른 멤버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은 다 같이 예전 조나스 브라더스 투어 때 했던 구호를 힘차게 외쳐본다.
이후 마지막 남은 미국 스케줄인 영화 시사회가 진행되고, 진영이 영화를 보다 잠든다. 그러자 과거 원더걸스가 그리스에 가서 여행하고 공연했던 모습이 마치 그의 꿈인 것처럼 스쳐 지나간다. 꿈속에 진영은 없지만, 멤버들은 매우 행복해 보인다. 그리고 진영은 박수 소리에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깬다.
뿐만 아니라 소희는 진영에게 자신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힌다. 이에 진영은 조금 놀라지만 응원한다는 말을 전한다. 그리고 진영은 일본으로 가 원더걸스를 일본 음반 레이블 ‘데프스타’와 계약시키는데 성공한다. “미국보단 쉽겠지.”라고 말하는 진영은 여유롭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선예의 결혼식이 열린다. 선미를 포함한 모든 원더걸스 멤버들이 참여했고, 진영 역시 진심으로 선예의 결혼을 축하해준다. 이에 보답하듯 선예는 진영과 원더걸스 멤버들을 가까이 둔 채 단체사진을 찍는다.
이후 평창 스페셜 올림픽 폐막식 날, 원더걸스 멤버들은 웅장한 무대에 오른다. 소희와 선예가 원더걸스 멤버로서 참여한 마지막 무대였다.
4. 기타
(1) 가상 캐스팅에 대한 말말말
‘가상 캐스팅’이란 것이 어찌보면 유치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실현할 수 없는 가능성을 붙잡고 하는 상상놀음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가상 캐스팅을 통해 작품의 분위기를 설명하고, 더 나아가 작품의도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에 대한 제 진심을 전하고 싶다는 감성적인 이유까지 포함하여, 가상 캐스팅에 대한 설명은 기획안에 들어갈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위에서 계속 말씀드렸다시피, 이 이야기는 실존했던 그룹 원더걸스에 관한 것입니다. 멤버들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업적들을 세웠고, 이에 맞춰 그들을 연기하는 배우들 역시 원더걸스 멤버들처럼 젊은 나이와 강렬한 이미지라는 조건을 충족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현실과 영화 사이의 경계는 더욱 희미해지고, 작품이 가진 힘은 커질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먼저 선예 역에 노정의 님, 선미 역에 박지후 님, 예은 역에 노윤서 님, 그리고 소희 역에 해린 님을 생각했습니다. 외적인 면과 내적인 면까지, 제게 실존인물과 배우들 사이의 거리는 너무나 가까워보였습니다. 게다가 배우분들 역시 현시대 최고의 라이징 스타 분들이라, 만약 정말 역할을 하게 된다면 과거 박진영 분이 쟁쟁한 멤버들을 모아 원더걸스를 완성한 것처럼 하나의 ‘어벤져스’가 결성되는 셈입니다. 더불어 소희 역에 해린 님을 캐스팅한다면, 구 아이돌과 현 아이돌간에 접점이 발생하며 케이팝 팬들에게 재밌는 감상 포인트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기획안에서 말씀드렸던 ‘여성주의적 텍스트’와 ‘젊은 여성들의 성장’이라는 키워드에 어울리는 배우들을 캐스팅 해낸다면, 여성 서사의 흥행 가능성을 보인 <밀수>처럼 영화계에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나 젊은 여성들의 성장서사는 미디어를 가장 많이 시청하는 계층 중 하나인 20대 여성이 선호하는 것입니다. 그들을 위한 작품이 필요하고, 또 흥행 가능성도 크다는 걸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술꾼도시여자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기생수: 더 그레이> 등 다양한 드라마에서 보이는 여성서사라는 흥행 코드를 영화계에도 적용시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