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벽
학교 앞 문구점에서 아이들이 자신이 사고픈 학용품, 장난감, 먹거리를 사는 것을 보고 부러웠다.
내 손엔 고작 100원.
불량식품 한 개 정도는 사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서 300원이 필요했던 시절.
100원을 다시 바지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무엇을 먹을까 서랍을 열어보던 중 만 원권 여러 장을 발견한다.
그 돈은 부모님이 월세를 내기 위한 돈이었다.
하지만 나의 결핍을 해결하고자 만원 한 장을 들고 대문밖을 나섰다.
만원쯤이야 없어져도 모를 테지.
그 만원 한 장에 무엇인가로부터 해방되는 느낌이었다.
이곳저곳 문구점을 돌아다니며 평소에 구매하지 못했던 학용품과 간식거리를 먹으며 돌아다녔다.
그리고 나의 결핍을 채운 것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월세를 내야 하는 날, 돈의 일부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된 부모님은 나의 책상 위에 보지 못한 학용품을 보고서
내가 구매했던 문구점에 달려가 환불을 요청하였다.
그리고 나는 죽도록 종아리를 맞았다.
그날 밤 퉁퉁 부어오른 나의 종아리에 약을 발라주며
혼낼 수밖에 없던 상황에 대해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고
미안하다고
그리고 나 역시 미안해요라고 조용히 속삭이던 그날 밤.
성인이 되어 도벽의 의미를 알게 되었을 때
난 그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