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흑백요리사에서 본 에드워드 리의 인터뷰가 참 인상 깊다.
"심사위원에게 가는 길었어요.
가끔은 '잠깐만 돌아가서 무언가 고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한 번 걷기 시작하면 끝까지 걸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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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 그리는 것을 싫어했던 미대생이었다.
내가 그은 한 획이 조금이라도 비뚤어지는 것을 참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그림은 불편한 완성보다 아직은 완전한 미완성이 많았다.
잘못 그어버린 그 한 획은 남들이 보기엔 대체 어디 뭐가 있단 건지 싶지만,
그럼에도 나는 아주 박살이라도 난 것 마냥 호들갑 떨며 어쩌나 저쩌나 발을 동동 굴러댔다.
그리고 그러한 성미는 사실 아직도 영 고치질 못했다.
나는 올해도,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그래왔고 내년도 그다음 해도, 그 그다음 해에도 그럴 것이다.
아마 내가 누울 관짝을 고를 때도 그럴 테지.
늘 조금 더 숙고할 수는 없었던가, 끊임없이 곱씹으며 생각하고 계속해서 멈칫거리며 뒤돌아본다.
때로는 후다닥 뛰어가 다시 주물거리기도 한다.
주어진 시간이 정해져 있음을 아는데도.
한 번 걷기 시작하면 그래, 끝까지 걸어야 하는데.
저지르기 전의 나에게는 안녕하고 발길을 옮겨야 하는 건데.
나도 그런 건 잘 아는데 말처럼 쉽질 않다.
내일의 나는 아이언 셰프였으면 좋겠다.
내일의 그림은 꼭 완성했으면 좋겠다.
후회 없는 하루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