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주는 땅의 기운이 크다고 한다.
솔직히 그게 무슨 뜻인지도 잘 모르겠고 막 그렇게 믿지도 않지만,
내게 뿌리내렸던 시들하던 것들이 튼튼하고 굵은 줄기를 길러내 나아가는 것을 보면 그게 이 뜻이었나? 싶기도 하다.
처음 만났을 적, 너는 내게 그랬다.
다른 크고 예쁜 장미들에 가려 빛을 못 보고 있다고.
그런 네게, 나는 부단히도 빛이 되어주고 뿌리내릴 땅이 되어주겠다 말했다.
내 작은 능력으로는 햇빛씩이나 되어줄 수는 없겠지만, 양분 삼을 작은 식물등 정도는 되어줄 수 있다 말했다.
밤에도 낮에도, 주변 장미들도 모두 놀라 질투할 만큼 잘 자랄 수 있도록 밝은 빛을 쬐어줄 수 있는 그런 작은 식물등.
그리고 지금의 너는, 어떤 풍파를 겪어도 다가올 내일을 즐거이 상상할 수 있는, 그런 줄기 굵은 나무가 되었다.
큰 풍파에 다소간의 상처는 남겠지만, 이미 튼튼히 두꺼워 그것을 작은 세월의 흔적으로 넘길 수 있는 그런 큰 나무.
자라지 못해 작디작던 이름 모를 풀이던 너는 큰 나무가 되어 내 작은 텃밭을 떠났다.
이젠 더 좋은 땅에서 진짜 햇빛을 받으며 바오밥 나무가 되었으면 해.
어떤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굵은 줄기를 가진.
잘 지내. 꼭.
내 바오밥 나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