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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기억

by 옆집 사람

나는 사람들에게 멋진 기억으로 남겨지고 싶다.

깊은 흔적을 남기고 가슴속에 영원히 남는 그런 멋진 기억.


인생을 되짚어 볼 때 반드시 지나가야 할, 그런 중요한 기점이 될 멋진 기억.


그래서 그 순간을 무척이나 그리워하고, 한참이 지나도 입에 오르내릴 그런 기억으로 남고 싶다.


행적은 하나도 기억이 안 나지만, 이메일 주소가 단순해서 기억나는 내 초등학교 2학년 담임, 이인자 선생님 같은 그런 기억으로 남는 것 말고,


존재만으로도 뭇사람들의 인생을 바꿔 놓아 영원히 잊지 못할 그런 기억이 되고 싶다.


그렇지만 나는 안다.

나는 당신들에게 누덕누덕 기억나는 사람인 것을.


군데군데 다른 기억과 섞여 기워 붙여져 있는, 구태여 찾으려 들지 않는다면 어디 있는지도 모를 그런 류의.


그래도 멋졌다고 해주세요 나도.


알아서 고마웠다고, 영원히 잊지 못할 좋은 순간이었다고 말해주세요.

비록 다른 기억에 억지로 엉겨 붙어 있는 모습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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