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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에서 계란값이 폭등했다

계란값 폭등의 나비효과

by JINOC

어제 쿠팡에서 계란을 장바구니에 담던 순간, 눈에 띄게 오른 가격에 손이 멈췄다.
지난달보다 분명 2,000원 이상이 올라 있었고, 소위 ‘착한 가격’ 딱지가 사라졌다.
실제 가장 저렴한 PB 상품을 감안하더라도 체감 가격은 20% 이상 상승한 셈이다.

단순한 계란값 인상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현상은 2025년 한국 경제와 기후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신호다.

2025년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가축 폭염 폐사는 13만 마리 이상으로 집계되었다.
그중 닭과 오리 등 가금류가 전체의 90% 이상, 돼지 폐사도 7천 마리를 초과하며 축산업 전반에 경보가 울리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이상기후가 아니라, 구조적 재난의 신호다.
닭은 사육 두수가 많고, 대부분이 고밀도 케이지 사육 환경에 놓여 있어 고온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냉방설비가 부족하거나 정전이 발생하면 수만 마리 단위의 폐사가 발생한다.
이는 단기간에 공급량을 급감시켜, 곧바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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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가격이 알려주는 체감 인플레이션
온라인 플랫폼 쿠팡에서의 가격 변동은 소비자가 가장 빠르게 물가 변화를 감지하는 창구다.
실제로 2025년 7월 현재,
흰 계란 30구 가격: 7,900원 → 9,100원 이상
일부 유정란/특란 제품은 12,000원대 진입
배송 불가 지역 증가, ‘로켓프레시’ 공급도 일부 품절

이는 단지 상품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공급 불안 → 유통망 압력 → 온라인 판매가 상승 → 전 국민 체감 물가 급등이라는 연결고리의 일부다.

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539739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vXeem28bxYQXhFQj%2BTbyU1y3mQI%3D 마트에 진열된 계란 출처 : 뉴시스


공급 탄력성과 구조적 물가 상승
계란은 생산 주기상 공급을 빠르게 늘릴 수 없는 대표 품목이다.
병아리에서 산란계까지 6개월 이상 소요되고, 한 번 폐사한 개체는 즉시 대체가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계란은 공급 탄력성이 매우 낮은 구조를 가지며,
폭염이나 전염병과 같은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단기 가격 급등이 불가피하다.
즉, 기후 리스크가 곧바로 식품 인플레이션으로 전이되는 대표 사례다.

가공식품·외식업으로 확산되는 2차 파급효과
계란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다.
빵, 면류, 소스, 도시락, 급식 등 광범위한 가공식품의 중간재로 사용되며,
계란 가격 상승은 곧바로 외식비 상승과 도소매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이는 단순한 계란값 문제가 아닌, 국민 식생활 전반에 미치는 시스템적 영향이다.

계란으로 만든 간식류


계란 한 판이 보여주는 한국 경제의 청진기
쿠팡에서 계란값이 올랐다는 단순한 체감은,
2025년 한국 경제가 기후위기와 식량안보, 공급망 취약성이라는 세 가지 리스크에 동시에 노출돼 있음을 보여주는 청진기다.

소비자는 장바구니에서, 기업은 원가표에서, 정부는 통계자료에서 이 위기를 모두 목격하고 있다.
이제 계란 한 판은 단순한 식재료가 아닌, 경제 시스템의 경고등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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