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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사무치다 16화

그랬어

by 김민

한참을 웃었어. 버스가 점으로 치닫는데

습관처럼 어디에 앉았을지가 보여서.

그럴 일이 없잖아, 멍하니 서 있고는.

왼쪽 앞 노약자석에 앉았겠지.

이상해 보이지만 나에겐 괜찮은 곳.

한참을 웃었어. 돌아오는 길 거기 앉아서.

그럴 리가 없잖아, 만나지도 못하고는.

텅 빈 좌석들을 놔두고 기사님과 가장 가까운 거기.

이상해 보이게도 나에겐 괜찮은 곳. 한참을 웃었어.

너는 가장 안심이 되었나 봐. 한참을 웃었어.

네가 그랬다니. 그래 한참을 웃었어.

웃었어.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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