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멍덩한 저 달은 그때도 있었겠지
한껏 눈을 퍼붓고는 피곤해하며.
그때 나의 시는 너를 붙잡기 위한 것
그만큼 편협하고 올곧기만 했지.
미숙하고 부끄러운 내가 떠오른다
어떡하면 네게 닿을까만 고심하던.
하얗지도 노랗지도 않은 눈을 뜨고
저 달은 그때도 있었겠지.
지금 나의 시는 얄궂은 너를 이해하고
너와 내가 고요한 우리가 됨이다.
새로 만나는 이웃 속에 네가 있는 것
이미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듯.
흐리멍덩한 저 달을 손으로 뭉갠다.
김민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소설도 쓰지만, 브런치에서는 다양한 주제의 시를 연재해서 출간하려고 합니다. 사람 사는 얘기를 함께 나누고자 하니 지켜봐 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