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사무치다 21화

저 달은 그때도

by 김민

흐리멍덩한 저 달은 그때도 있었겠지

한껏 눈을 퍼붓고는 피곤해하며.

그때 나의 시는 너를 붙잡기 위한 것

그만큼 편협하고 올곧기만 했지.

미숙하고 부끄러운 내가 떠오른다

어떡하면 네게 닿을까만 고심하던.


하얗지도 노랗지도 않은 눈을 뜨고

저 달은 그때도 있었겠지.

지금 나의 시는 얄궂은 너를 이해하고

너와 내가 고요한 우리가 됨이다.

새로 만나는 이웃 속에 네가 있는 것

이미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듯.


흐리멍덩한 저 달을 손으로 뭉갠다.

keyword
이전 20화홀로 선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