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내린다
시간의 모래알이 쉼 없이 흘러내린다
끝이 보이는 모래시계를
가볍게 손으로 뒤집어 새로 시작하듯,
나는 우리의 시간이,
그렇게 무한 속에 머물거라 착각했다
하지만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을,
현재의 우리는 가늠하지 못한다
시간의 알갱이들은
우리의 인식 너머 어딘가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조용히 떨어지고 있다
멈출 수도, 뒤집을 수도 없는
보이지 않는 모래시계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을까
남겨진 모래알을 알지 못하는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더 단단히 움켜쥐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