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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떠 있는 좁은 문.
다가갈수록 멀어지고,
내딛는 걸음마다
공간은 일그러진다.
말없이 지나치는 사람들.
나는 길을 찾지만 이내 표류하고,
눈앞에 펼쳐진 끝없는 거울 속,
나를 닮은 허상들이 나를 대신한다.
이 길은 탈출을 위한 것인가.
닫힌 문을 지키려는 것인가.
내 안의 의식은 흐릿해지고,
사람들은 어느새 사라진다.
거울에 비친 모습은
진정한 나일까, 숨겨온 무의식의 투영일까.
불완전한 인식의 틈을 헤집고,
그 잔상을 경계하듯 더듬는다.
문은 여전히 그곳에 있지만,
눈을 돌리는 순간 사라진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것은,
문 밖의 세상이 아니라,
문 안에 갇힌 나였음을.
나는 지금,
손에 잡힐 듯 아득히 멀어진 미로 속
보이지 않는 길 위에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