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드

신선한 관점의 시가 탄생하려면

by 아피

지난번에 윤지양 시인의 기대 없는 토요일에 대한 리뷰를 쓴 적이 있었다. 그래서 다른 시들도 궁금해져서 그전에 나왔던 시집인 스키드도 한번 사서 읽어 보았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이 시집이 조금 더 젊은? 느낌이 난다는 점이었다. 확실히 조금 더 경력이 없던 시절에 썼던 시집이어서 형식상에서 드러나는 신선하고 창의적인 시들은 많았는데 내용의 무게감은 기대 없는 토요일이 더 깊었던 것 같다.


가장 인상 깊은 건 'ㅂ'이라는 시인데 제목이 같은 시가 여러 개가 있다. 정육면체 도면을 그려두고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말 혹은 들어갈 수 없는 말을 찾는 시이다. 문법을 어기기는 해도 ㅂ으로 시작하는 한 글자부터 여섯 글자까지의 말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이런 식으로 시를 전개해 나가는 게 굉장히 창의적이라고 생각했다. 지난번에도 시에서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인상 깊어서 좋았다고 이야기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이 시집에서는 내용보다도 형식상의 창의성이 더 도드라지는 느낌이었다.


시집을 읽으면서 One day, the couch believed herself to be a poet이라는 시가 있었고 이 시의 한국어 버전인 어느 날 소파는 자신이 시인이라고 생각했다는 시가 있었는데 이 시를 시집을 읽기 전에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어디서 본 건지는 모르겠다. 모의고사인 것 같기도 한데 찾아보니 정보는 나오지 않아서 굉장히 의아해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 나는 아직도 시라는 장르가 그다지 구체적으로 느껴지지 않아서 계속 알아가고 있는 중이기는 한데 그래도 뭔가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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