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충동들은 대체적으로 후회가 없었다.
피아노에 바이올린, 기타, 사실 짧게 오카리나도 배우고 한 내가
아직 미련이 남아 아른거린 악기가 아직도 있었으니.
드럼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배웠던 악기들은 다 멜로디(?)가 있었는데
그 많은 악기들을 큰 애정으로 배웠던 기억은 없는 것으로 보아
나는 아름다운 선율보다는 심장을 울리는 비트에 더 재능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왜냐면,
드럼이,
너무,
재밌다.
아주 너무너무 재밌어버려서
주 1회 30분 수업 외에 언제든지 자율연습을 갈 수 있었는데
거의 주 4회를 다녔던 것 같다.
(점심 저녁으로 투잡에 학원근무로 돈돈돈이었던 시기였는데도 말이다.)
휴대폰 이어폰으로 노래를 재생시킨 후 그에 맞추어 드럼을 연주했다.
어려운 부분은 다시 노래를 반복해서 들으며 보컬과 멜로디 속에서 울리는 비트를
자세히 헤집고 귀 기울여 발견한다.
' 아 둥 두구둑이 아니고 둥 두 두구둑이었군 '
발견하는 재미와 함께 음악에 심취한 나 자신에 심취하기 시작하면
한두 시간은 금방이었다.
우리 가족 중 유일하게 어렸을 적 드럼을 배운 사람은 동생이었다.
진짜 나는 드럼만 안 배웠지 웬만한 건 다 배웠던 터라
차마
"엄마, 사실 나는 드럼이 제일 하고 싶어요."라고 말씀드리기 죄송스러웠던 것도 있었다.
돈을 버는 어른이 된다는 건
그만큼 책임감도 따르는 것이겠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마음만 먹으면 다 해볼 수 있다는 걸,
그리고 나와 정말 맞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 내 취향이고 적성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숨어있는 내 잠재력들이 불쌍하게 썩어가고 있는 것을
이것저것 핑계 대며 가만히 있지 말자!
그렇게 인생의 큰 배움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