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충동들은 대체적으로 후회가 없었다.(1)

by 굴러가유

나의 충동들은 대체적으로 후회가 없었다.


예를 들어 요가.


어릴 적 내 주변 아이들은 기본 음악, 미술, 체육 관련된 학원은

하나씩은 다니던 때였다.

음악은 거의 피아노 아니면 특수하게 바이올린 (나는 둘 다 찍먹 했다. 엄마 고마워요.)

미술은 뭐 동네 미술학원 하나씩은 있었으니까.

체육은 선택지가 좀 있었는데

흔한 순으로는 태권도, 발레, 수영, 합기도 등등..


누구에게 어떤 가스라이팅을 받은 것인지, 아님 내 성격 자체가 그랬던 건지

속은 툭 건들면 흐물흐물 녹는 대표 에겐녀였지만

겉은 '조폭마누라'라고 불리기를 은근히 즐기는 테테테토녀 정체성을 유지하고 다녔다.


아, 나는 발레 같은 우아하고 여자(?) 애들 놀이는 안 해.

치마 같은 거 어우야 못 입지


태권도, 수영으로 단련된 나의 몸과 마음이었다.

그런 내가 어느 날 갑자기 요가를 해볼까? 하는 충동이 불현듯 스쳤다.


지금 생각해도 왜? 갑자기? 내 인생에는 없던 정말 거리가 먼 그것이 왜 뇌리를 스쳤을까.

추측건대 당시 학원 근무 시간을 풀로 늘리고,

점심 저녁으로 투잡을 뛰던 때라 살면서 벌어본 적 없는 돈을 통장에 쌓아가게 되면서

배움? 도전정신? 이런 것들이 생기는 여유를 주었던 것 같다.


주 2회 한 달씩 끊었다.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숨통을 스스로 만들어주어 부담 없이 시작해 보았다.

'요가 앞에서 나는 완전 초보자'라는 생각을 기저에 깔았다.

희한한 동작들이 나오면 '이런 동작이 인간이 가능하다고?' 하며 몸을 이리저리 구겨 시도하다

얼추 따라 하는듯한 나 자신이 느껴질 때면 그렇게 내가 기특할 수가 없었다.

나에게 계속 기대하게 되는 마음이 생겼다.


뭐든 시도하지 않으면 내가 어디까지 뻗어갈 수 있는 사람인지 모를 수 있다는 생각에

요가로 시작한 충동이 또 다른 충동을 낳았다.


다음은 드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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