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안전거리를 둔다고 이별이 쓰리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중략)
승주는 자신의 계산이 틀렸음을 알았다. 문제는 거리가 아니었음을.
지금 승주는 그 누구도 사랑하지 못했다.
자기 자신조차도.
[급류]_정대건 /
누군가를 온 마음 다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나를 너무 사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너무 소중해서 내가 좋아하는 저 사람이 소중한 거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내가 사랑할 정도면 당신은 얼마나 사랑스러운 사람인 거야!
상처받을 수 있고, 실망할 수 있다. 그건 내가 나 스스로에게도 이미 당해 본 거다.
그런 걸 나를 통해 이미 다 겪어봤기에 나는 너에게 받는 상처들도 감내할 수 있다.
덜 사랑한다고 덜 상처받을 수 있다면 차라리 널 사랑하지 않는 걸 택하겠지.
그러니 사랑하는 동안 온 마음 다해 너를 사랑하고 싶다.
온몸을 밀착해 될 수 있는 한 너에게 가까이 가고 싶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너를 어루만지고 그것들에게 이야기를 건네며 꼼꼼히 사랑한다고 말해줄 생각이다.
그 끝에 나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
다시는 만질 수 없는 이별이라는 끝이 다가올지라도
나는 그것까지 미리 계산할 정신이 없다.
왜냐면 나는 너를 사랑하는 중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