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지도 교수님이 내 논문에 관심 갖게 하는 방법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내 논문을 방어해 주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by 킴익스피어

나의 지도 교수님은 강의하실 때 굉장히 스마트하고 젠틀하며, 학생들을 존중하는 게 느껴졌기에 1학년 1학기 때부터 내 지도 교수님으로 점찍어 두었었다.(마음속으로) 마침내 4학기가 되었고, 연구계획서를 첨부한 컨텍 메일을 교수님께 보낼 때 얼마나 떨리던지.. 혹시 거절당하는 건 아닐지 조금 걱정스러웠다.


다행히도 교수님께서는 논문 지도를 수락해 주셨고 4학기 말부터 개인 지도를 받기 시작했다. 수업 들을 때와 개인적으로 지도받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일단, 교수님은 굉장히 바쁘신 분이다. 시간을 내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해야 해서 그 짧은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도록 최대한 성실한 자세로 임했다.


지도 교수님은 상대해야 할 학생도 많고 강의, 연구, 기타 업무 및 개인 생활로 굉장히 바쁘시기 때문에 웬만한 애정이 없으면 내 논문에 그렇게 크게 관심을 갖기 힘든 상황이다. 이해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교수님께서는 처음에는 내 논문에 그렇게 관심을 보이지 않으셨던 것 같다. 그러나 두 학기가 지나고 논문 본심사 날, 그 순간에는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내 논문을 방어해 주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처음에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던 지도 교수님께서 어떻게 마지막에는 저렇게 애정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디펜스 해주시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을까?


지도 교수님이 내 논문에 관심을 갖게 만들면 된다.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말이다.



%EA%B4%80%EC%8B%AC%EB%B2%95.jpg?type=w773 출처: 태조왕건


첫째, 일단 지도 교수님이 선호하는 연구 스타일에 맞춘다. 연구 주제이던 목차건 이전에 지도 교수님이 지도했던 학위 논문을 찾아보자. 그 학위 논문들은 교수님이 선호하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최대한 그 스타일로 맞춰나간다. 교수님이 직접적인 피드백을 안 하시더라도 맘에 들어한다는 것쯤은 눈치껏 알 수 있다.



둘째, 지도 교수님이 지도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지도받는다. 예를 들어, 나의 지도 교수님의 경우 통계 프로그램 STATA를 사용하셨다. 이전의 그의 논문들만 봐도 전부 STATA를 사용한 연구 결과물이다. 그러나 학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통계 프로그램은 SPSS였다. 나의 선택은? 무조건 STATA다. 돈을 주고라도 프로그램을 구매하고, 모르고 어려워도 그냥 배운다. 통계 멘토님께 따로 과외를 받기도 했다.


셋째, 지도 교수님의 지도 교수님 연구 논문을 찾아보라. 내 학문의 뿌리가 지도 교수님이라면, 지도 교수님 학문의 뿌리는 그의 지도 교수다. 지도 교수님의 지도 교수님은 미국의 유명 학자 셔서 그리 어렵지 않게 여러 연구 논문을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지도 교수님 연구 논문에 항상 인용되어 있기 때문에 내 논문에 인용을 안 할 수가 없는 구조이다. 이렇게 하면, 지도 교수님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물론, 지도 교수님마다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공통적으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선물 공세를 좋아하거나 학문 외적인 부분에 관심을 보이는 그러한 교수들을 제외하고, 젊고 스마트하고 바쁘고 학술 연구에 진심인 교수님들께는 위 방법과 함께 성실함을 보인다면, 지도하는 많은 학생 중에 단연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도해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keyword
이전 24화지도 교수님과의 첫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