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학기는 논문에 올인(All-In) 하자
직장을 다니며 학교를 다니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내가 다닌 대학원은 총 5학기 과정이었다. 각 대학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4학기나 5학기로 구성되어 있다. 최종 학기를 기준으로 그 직전 학기부터 연구 지도를 받기 시작하고, 마지막 학기에 논문 심사를 거쳐 졸업을 하는 과정이다.
마지막 학기에 논문 심사를 한 번에 통과한다면 졸업할 수 있지만, 통과하지 못하면 아래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졸업을 못하고 수료만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1. 한 학기 등록금을 더 내고 논문 심사를 다시 받는다.
2. 연구보고서로 대체하여 일부 학점이라도 받고 졸업한다.(ex. 논문은 4학점, 연구보고서는 2학점)
3. 시험을 보고 졸업한다.
2번과 3번은 졸업에 필요한 학점이 부족할 경우, 논문 재심사 여부와는 관계없이 다음 학기에 재등록을 해야 한다.(물론 학교마다 다를 수 있다.)
논문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여 마지막 학기에 몇 과목을 더 수강하는 사례도 보았다. 나도 사실 마지막 학기 수강 신청 기간에 이 부분에 대하여 조금 고민했다. ‘과연 내 논문이 한 번에 통과될까?’, ‘만약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시험이라도 보고 졸업하려면 한 개 과목 정도는 여유 있게 수강 신청해야 하는데?’, ‘같은 등록금이면 강의를 하나 더 수강할까?’ 별의별 생각을 다 했다.
그러나 결국 논문 작성에 올인하기로 했다. 결심한 이후, 이를 지도 교수님께 말씀드렸다.
“교수님, 저 5학기 때 논문만 작성할 예정입니다. 다른 강의는 수강하지 않습니다.”라고 선언했다. 교수님 표정이 ‘응..??’ 이런 느낌이었지만, 난 개의치 않고 눈을 반짝거리며 교수님을 바라보았다. ‘전 논문 심사 통과 안 되면 졸업 못합니다. 논문에 올인합니다. 도와주세요 교수님..’이라고 마음속으로 말하면서 말이다. 입 밖으로 이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
그리고 나는 무사히 제때 졸업했다. 마지막 학기에 논문만 작성하기로 결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꾸준한 성적 관리와 전략적인 수강 신청에 그 해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4학기까지 총 두 번의 성적우수상을 받았다. 이 경우 다음 학기에 한 과목을 더 수강할 수 있다. 그래서 성적우수상을 받은 다음 학기는 한 과목씩 추가하여 수강하였고, 4학기 동안 다른 원우들에 비해서 두 과목을 더 수강할 수 있었다. 이런 사유로 마지막 학기에 강의는 수강하지 않고 논문만 작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만약 두 과목을 추가로 수강하지 않았다면, 마지막 5학기 때 두 과목의 강의 수강과 논문 작성을 병행해야 했을 것이다. 학교마다 수강 신청에 대한 기준이 다를 것이고, 성적 우수상을 받기 힘든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추가로 강의를 수강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논문을 작성하는 마지막 학기 전에 최대한 많은 과목을 수강해두기를 추천한다. 조금 힘들더라도, 논문 학기 이전에 최대한 많은 학점을 이수하는 것이 좋다.
만약 과목수가 제한되어 있다면, 가능한 전공과목 위주로, 과제나 시험 비중이 큰 과목들을 논문 학기 이전에 우선적으로 신청해서 들어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어쩔 수 없이 논문 학기에 강의 수강을 병행해야 한다면 전공과목이 아니어서 부담이 덜 한 과목들로 시간표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비대면 수업이나 블렌디드(대면+비대면) 수업을 최대한 활용하여 논문을 작성할 시간을 확보해야만 한다.
이런 부분을 강조하는 이유는, 직장을 다니며 학교를 다니는 일은 정말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강의 수강, 과제, 발표, 시험, 여기에 논문까지 작성한다고 생각해 보라. 가능한 에너지를 아끼고 아껴서 가장 중요한 일에 몰입하는 것이 좋다. 직장인 대학원생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나는 마지막 학기 논문 작성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무사히 졸업했다.
정규 학기 과정 내에서 졸업하는 것을 목표로, 전략적으로 행동하자. 위와 같은 방법이면 마지막 학기에는 논문에만 올인(All-In)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