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세 살인데 이것도 야경증인가요?
고등학생 때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양치를 하다가도 소파에 앉아 잠들 정도로
잠이 부족했다.
짧은 시간 동안 너무 깊게 잠들어서
밤에 꿈도 거의 안 꾼 것 같다.
그런데 대학 생활이 시작되면서부터
잠을 자는 것이 힘들어졌다.
요즘도 열 한시에 누우면 두 시까지 잠에 못 드는데
핸드폰을 하면 각성이 될 것 같아
눈을 감고 세 시간 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요즘은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서
열 시쯤 되면 몸이 이곳저곳 피곤한데
막상 누우면 생각이 멈춰지지 않는 것이다.
어제 몸이 으슬으슬 춥고 힘들어서
이른 저녁에 소파에서 잠들었는데
내가 밤잠 아닌 낮잠을 자면 깨워달라고 엄마한테 부탁해서
엄마가 사십 분 정도 있다가 나를 깨워주셨다.
엄마가 내 이름을 부르며 깨워주셨다는데
그 부분은 기억에서 사라지고
정신 차려보니 내가 거실 복도를 지나
현관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내 몸이 움직이고 있고,
집이 너무나 낯설게 느껴지고
무슨 상황에서 깨어난 건지 잘 모르겠어서
순간 너무 무섭고 정신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이런 적은 인생에서 처음이었고,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
고등학교 때 옆 짝꿍이 엎드려 자는 나를 깨웠더니
내가 눈을 감은 채로 소리 내서 울었다고 한다.
그때는 잠투정인가 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뛰고 있는 나 자신을 생각하니
조금 더 마음을 편하게 가지기 시작해야 될 것 같다.
그래도 복도를 뛰어가는 나를 엄마가 팔로 감싸 안아
괜찮다고 계속 말해주셔서
잠깐 소리 내서 울다가
갑자기 정신이 맑아지며 컨디션이 좋게 깨어났다.
나중에 좋은 침대가 생기더라도
방에서 혼자는 못 잘 것 같다.
거실에 요 펴고 엄마랑 잘 때 가장 안정감을 느낀다.
엄마는 오십이 넘으셨지만
아직도 나를 육아하는 중이시다.
언제 나는 어른이 될까?
-밤에 잘 자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며
빠삐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