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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속력을 조절하는 마음가짐

by 숨고

치기라는 말의 뜻은 '어리고 유치한 기분이나 감정'이라고 한다. 어쩌면 이 치기 어리다는 것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질투나 비교'가 아닐까 한다. 우리가 어린 날 어려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어찌 유치하다고 하여 그 기분과 감정을 미숙하다거나 부끄러운 기억으로 치부하겠는가. 그것 또한 젊음의 특권인 것을. 다만, 그런 것들도 우리가 어리기 때문에 겪는 것이고, 어려서 더 아픈 감정으로 당시에는 느낀다는 것이다. 이 글을 10대가 읽을지, 20대 직장인 미혼남녀가 읽을지, 30대가 읽을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나이와 연령대에 한정 지어 누구는 어린 나이니 용납된다. 하지만 누구는 그러면 안 된다고 정의하기는 어렵다. 여러 가지 사정의 사람들이 읽기에 우리는 모두가 자신의 삶에서 오늘이 가장 어리고 그래서 아프다고 말해주고 싶다.



언젠가 읽었던 어느 명언에서 그런 말이 있더라. 사람은 죽을 때까지 미완성이고, 그래서 지금은 지금의 나이에 어려움을 각자 가지고 살아간다고. 그래서 우리는 모두 어리니, 모두가 각자의 아픔을 불가피하게 가지고 살아간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20대에는 20대 만의 친구와의 비교, 경쟁, 질투, 시기로 불안에 가득 찬 시간이 주어지고 30대, 40대 또한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여러 가지 감정들이 들곤 하는데 모든 게 어리고 유치한 감정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연스럽고 당연스러운, 어쩌면 지난날을 돌아볼 때 추억이 될 수 있는 감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우리에게는 살아가는 데 있어 일궈내야 하는 목표가 있다. 이렇듯 각각의 시기별로 이뤄야 하는 것들이 주어지는 것 같다. 초중고를 졸업하면 좋은 대학을 가고, 그 후엔 좋은 직장, 좋은 배우자, 좋은 집, 좋은 차, 좋은 자녀.. 모든 게 다 우리에게는 무거운 짐이자 잘 살아가고 싶게 하는 원동력이 되니, 이 점이야 말로 양면을 지닌 게 아니고 무얼까. 적당히가 가장 어렵다지만 적절하게 자신의 속도로 자신의 목표를 이루고, 자신의 성장을 스스로를 옆에서 돕듯 노력하고, 스스로를 탐구하고 성찰하며 한 단계씩 천천히 나아가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옆을 너무 돌아보아도 안되고, 옆을 너무 보지 않아도 안된다. 적절히 타인의 속도를 바라보되, 그 속도에 너무 민감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하며 결승선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 조금 뒤처지더라도 쓰러지지 않고 결승지에 다다르는 것을 목표로 두는 마음.


그런 마음이야 말로 치기 어린 우리의 날들을 웃으며 사진첩을 열어보듯 열어볼 날을 위한 노력이 아닐까 한다. 지금 조금 주눅 들고 비교해도 괜찮다. 너무 무너지지만 않게 옆을 슬쩍 바라보자. 그리고 다시금 고개를 돌려 정면을 주시하고 내가 가야 할 길의 결승 지를 주시하자. 이내 평정심을 유지하고는 자신의 페이스에 맞는 속력을 유지하면 된다. 조금 느려도 괜찮으니 끝까지 달릴 수 있을 만큼의 속력을 조절하는 것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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