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시간이 아니라 가치 창출이 중요하다
물류센터 관리자 홍길동은 인력 공백이 생길 때마다 밤늦게까지 현장에서 몸으로 뛰어왔다. 올해 연봉이 크게 오를 것이라 기대했지만 실제 인상 폭은 작았다. 그는 “회사에서 내 노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서운함을 표하고,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면 동기 저하와 이직 의사를 내비칠 수 있는 상태다.
첫 번째로, 팀장은 평가 기준을 투명하게 공유해야 한다. 면담 자리에서 회사가 연봉을 책정할 때 무엇을 중시하는지 구체적 언어로 설명한다. 예컨대 “처리량 15 % 증가, 반품률 3 % 이하 유지, 인건비 5 % 절감”과 같은 숫자를 보여 주며, 조직이 장시간 근무가 아닌 가치 창출에 무게를 두는 이유를 납득시킨다. 기준이 불투명하면 고생이 폄하된다고 느끼지만, 지표가 명확해지면 노력의 방향을 수정할 동기가 생긴다.
두 번째로, ‘몸으로 뛰는 관리자’에서 ‘시스템을 고치는 관리자’로 역할 초점을 바꿔 주어야 한다. 팀장은 인력 공백을 팀원 본인의 현장 투입으로 메우기보다, 왜 그런 공백이 반복되는지 원인을 분석해 개선안을 제안해 달라”라고 요청한다. 작업 동선이 낭비되는 구간은 없는지, 피크 타임 인력 배치는 최적화돼 있는지, 저비용 자동화 설비로 대체 가능한 공정은 무엇인지 살피게 한다.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때 회사는 그 노력을 관리 역량으로 인정한다.
세 번째로, 팀원과 함께 구체적 목표·측정 지표를 설계한다. 예를 들어 “단위당 처리 시간을 10분에서 8분으로 단축하자”, “파트너사 근로자의 야간 근무 비율을 20 % 줄이자”와 같은 목표 수치를 합의한다. 그리고 달성했을 때 받게 될 인센티브나 추가 인상에 대한 논의를 문서로 남긴다. 이 과정은 팀원에게 ‘노력이 보상으로 연결된다’는 신호를 주는 동시에, 팀장에게는 차후 연봉 협상 근거를 확보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성과를 기록하고 주기적으로 공유하도록 돕는다. 개선 전·후 데이터를 표·그래프·사진으로 시각화해 월간 회의나 대시보드에 게시하면, 팀원 개인의 기여가 조직 차원에서 가시화된다. “출고 오류 비율이 5%에서 2%로 떨어진 그래프”처럼 눈에 보이는 결과는 상위 리더의 인식도 바꾼다. 눈에 띄지 않는 성과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팀원이 체득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네 가지 조치를 실행하면, 홍길동은 야근한 횟수 대신 생산성 향상이나 비용 절감 같은 가치 지표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팀장은 팀원의 불만을 성과 개선 에너지로 전환하고, 함께 마련한 데이터로 다음 연봉 협상에서 더 강력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결국 ‘얼마나 오래 일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크게 기여했느냐’를 중심에 두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 팀원도 조직도 모두 성장 궤도를 공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