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리는 현재 A사 기획팀에서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를 맡고 있다. 그는 스스로 본인의 업무 범위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업무는 완벽히 처리한다. 그러나 본인의 업무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일(일명 '회색지대 업무')을 지시하면 “제 담당이 아니에요”라며 업무를 거부한다. 예를 들어, 팀에 새로 발생한 영업 지원 업무를 누군가가 맡아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공식적으로 영업팀 일인지, 기획팀 일인지 애매하지만, 분명 팀 전체 목표 달성을 위해 중요한 일이다. 김 대리는 “제 R&R에 영업 지원은 없어요”라고 말하며 수용하지 않는다. 새 업무가 추가로 생겨도 “직무기술서에 없으니 제 범위 밖”이라며 매번 고개를 젓는다.
첫번째로, 커리어 비전과 안정 욕구를 구분시켜야 한다. 1:1 면담을 통히 김 대리에게 넓은 경험과 빠른 성장이 목표인지, 아니면 현재 역할을 지키며 안정적으로 일하는 것이 목표인지 묻고, 스스로 말하게 한다. 만약 성장과 승진을 원한다면, 회색지대 업무가 경력 폭을 넓히고 연봉 협상에서 유리한 근거가 된다는 사실을 구체적 사례로 알려 준다. 그러면 김 대리는 자신이 거절하던 일이 장기 커리어 측면에서 어떤 기회가 될 수 있는지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다음으로, 회색지대 업무가 팀과 회사 성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숫자로 보여 준다. 예를 들어 “영업 지원을 통해 고객 응답 시간이 20 % 줄면 분기 매출이 2억 원 상승한다”는 식으로 인과관계를 시각자료로 제시한다. ‘내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팀 목표 달성에 필수’라는 인식으로 바뀌면, 김 대리는 업무 범위를 넓히는 행위를 개인 희생이 아닌 팀 기여로 받아들이게 된다.
세번째로, 보상 공식을 명문화해 동기를 부여한다. 김 대리가 회색지대 업무를 맡을 때 어떤 보상과 평가 가점이 주어지는지를 문서로 약속한다. 예컨대 “신규 과제 완료 시 연봉 인상 평가 점수 +0.5”처럼 구체적 조건을 제시하면 위험보다 기회가 크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명확한 보상 체계는 ‘내게 득 되는 일인가?’라는 의심을 없애고,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낸다.
마지막으로, 업무의 결과, 배운 점, 지표 개선을 팀 전체 앞에서 발표하게 하고 즉시 공로를 인정한다. 회색지대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기록으로 남고 동료들의 칭찬까지 더해지면, 김 대리는 “추가 업무=리스크”라는 인식을 “추가 업무=퍼스널 브랜드 강화”로 전환한다. 자연스럽게 다른 팀원들도 “저도 해보겠습니다”라고 손을 들기 시작하고, 팀 전체의 협업 탄력과 문제 해결 속도도 함께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