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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을 통한 이해

by DJ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문제들을 마주한다. 직장에서의 갈등, 아이들의 교육, 인간관계의 어려움, 그리고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순간들까지. 그럴 때마다 우리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애쓰지만, 때때로 그 과정이 막막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해결책을 찾기 전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관찰’이다.


‘관찰’이라는 단어를 곱씹어보면 흥미롭다. ‘관(觀)’은 자세히 본다는 뜻이고, ‘찰(察)’은 살펴서 안다는 뜻이다. 즉, 관찰이란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깊이 들여다보고 제대로 이해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서둘기 전에, 먼저 그것을 충분히 들여다보고 이해해야 한다.


어릴 적 서울을 떠나 강원도에서 보낸 여름밤이 떠오른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몇개의 별이 유난히 반짝이고 있었다.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유심히 한참을 살펴보니 처음엔 안 보이던 것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내 작은 별들이 수없이 흩어져 있음을 알게 되었다. 오래 바라보니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곤충학자들이 곤충을 연구할 때를 떠올려보자. 그들은 단순히 곤충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깊이 관찰한다. 곤충을 발견하면 그저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몸을 낮추고 곤충의 눈높이에서 들여다본다. 그래야만 곤충의 주름, 모양, 미세한 털의 결까지 제대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계절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보며 오랜 시간에 걸쳐 연구한다.


우리도 삶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비슷한 태도가 필요하다. 문제를 겉으로만 보고 쉽게 단정 짓지 말고, 여러 각도에서 들여다봐야 한다. 내 입장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그리고 제3자의 시선에서도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 한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내가 틀린 것은 아닐까?’, ‘이 상황을 다르게 볼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것. 그리고 성급히 결론 내리지 않고, 충분히 관찰하는 것. 이 과정이 쌓일수록 우리는 더 깊이 있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어쩌면 인생이란 끝없는 관찰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문제를 마주할 때마다, 그것을 단순한 장애물로 여기기보다 관찰할 기회로 삼는다면, 인생의 많은 순간들이 새로운 관점에서 또다른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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