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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라는 감정이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by DJ

살다 보면 분노라는 감정이 시도 때도 없이 치밀어 오를 때가 있다. 때로는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고, 때로는 억울함과 분노가 한데 뒤섞여 나 자신을 집어삼키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타인에 대한 원한과 적개심은 결국 나 자신을 갉아먹는 독이 된다. 분노는 화를 부르고, 그 화는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키며, 결국 내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한다. 뿐만 아니라, 나만이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분노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그것이 내 삶을 지배하게 놔둬서는 안 된다.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어쩌면 용서하지 못하는 내 자신일지도 모른다. 남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화를 내는 나를 용서하지 못하는 것이다. 분노에 휩싸인 나는 더욱 날카로워지고, 결국 그 화살은 나 자신에게 돌아온다.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 안의 분노를 인정하며 그것과 화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모든 감정은 이유 없이 생겨나지 않는다. 무의식 속에는 감정을 유발하는 어떤 목적이 숨어 있다. 분노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는 화를 내며 상대방을 제압하려 하고, 그로 인해 자신의 위치를 회복하거나 권위를 지키고자 한다. 때로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서, 때로는 자신이 무력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위해 화를 낸다. 화를 내는 것은 결국 자신이 가진 열등감을 극복하려는 시도이며, 인정받고자 하는 본능적인 갈망이다.


순간적으로는 화를 내며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분노는 결국 나를 소모시키고 인간관계를 망가뜨린다. 분노를 터뜨린 후 남는 것은 후회와 공허함뿐이다. 화를 내면 낼수록, 우리는 더 깊은 감정의 늪에 빠지고 만다.


화가 난 자신과 거리를 두고 대화를 시작해보자. "왜 그렇게 화가 났니?"라고. 내 안의 화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그 감정이 나에게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진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분노에 휩싸여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이 나 자신과 동일한 존재라고 착각하지만, 사실 분노는 나의 일부일 뿐, 내 전부는 아니다. 분노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하면,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한 발짝 물러서서 상황을 볼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분노가 나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분노를 다스릴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결국 나는 내 안의 화를 용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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